[프라임경제] 상반기 새내기주들의 뜨거운 주가 랠리에도 불구하고 7월 들어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IPO 제도 개편안 시행으로 주관사와 발행사가 관망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다만 업계는 현재의 정체가 일시적이며 하반기에는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금융감독원에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스팩·코넥스 제외)은 없다. 지난달 △아이티켐 △삼양컴텍 △지투지바이오 △대한조선 △그래피 △에스엔시스 △제이피아이헬스케어 △에스투더블유 △한라캐스트 등 9개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던 모습과는 대조된다.
올해로 넗혀봐도 증권신고서가 한 건도 제출되지 않은 달은 없었다.
증권신고서는 기업이 주식 등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필수 서류다. 기업의 사업 내용, 재무 상태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기며, 이 서류가 수리돼야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는 이처럼 증권신고서 제출이 급감한 배경에 IPO 심사 강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파두 사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파두 사태' 이후 공모주 시장의 과열과 기업 가치 왜곡 문제를 해소하고자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IPO 규제 강화는 공모주 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고 비정상적인 공모가 산정을 방지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특히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40% 이상을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우선 배정하고, 확약 물량이 미달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 물량 일부를 6개월간 보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단기 차익 실현을 노린 기관 투자자들의 행태를 제한하려는 조치다.
이처럼 IPO 시장에 대한 감독과 규제가 강화되며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주가 흐름은 뜨겁다.
올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스팩·코넥스 제외)은 총 41개로 평균 상승률은 45.15%다. 이들 중 23일 기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종목은 28개로 전체 68.29%에 달한다. 전날 상장한 도우인시스 역시 공모가 대비 38.59% 오른 4만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현재 IPO 시장 정체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새내기주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모주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IPO 공모 절차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17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대한조선은 275.7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 5만원을 확정했다. 8월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근 일반 청약을 마친 프로티나는 1,797.6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 약 4조7187억원의 증거금을 모았고,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청약 결과는 엄격해진 IPO 규제 속에서도 시장의 공모주에 대한 뜨거운 투자 열기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호황, 수요예측 흥행 및 공모가 상단 지속, 상장 이후 양호한 주가 흐름 등 IPO 시장을 둘러싼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장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기업들의 소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IPO관계자는 "현재는 강화된 규제에 맞춰 기업과 주관사가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과도기적 단계"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