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10년 새 확 바뀐 벤처지도 "제조 줄고, 서비스 급증"

벤처기업협회, 산업구조 변화 보고서 발표…기술기반 서비스업 구조 재편 주도

김우람 기자 기자  2025.07.24 16:16:3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10년간 벤처기업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산업별 구성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비중은 줄고 서비스업은 2배 이상 늘며 벤처 산업의 주도권이 재편되고 있다.



24일 벤처기업협회(회장 송병준)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의 변화 양상을 정리한 '벤처기업 산업구조 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수는 2014년 2만4636개에서 2024년 3만5857개로 10년간 연평균 3.8% 성장했다. 이 가운데 제조업은 같은 기간 1만6658개(67.6%)에서 1만9544개(54.5%)로 연 1.6% 증가에 머물렀다. 서비스업은 7472개(30.3%)에서 1만5262개(42.6%)로 7.4% 증가해 기업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결과적으로 제조업 기반에서 출발했던 벤처 산업 구조가 기술 중심의 서비스업으로 재편된 것으로 해석된다.

벤처기업의 산업 성격도 변화했다. 2014년 기준 일반산업 벤처기업 수는 1만2177개였으나 2024년엔 1만7061개로 연평균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첨단산업 벤처기업은 1만1953개에서 1만7745개로 늘어 연 4.0%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을 기점으로 첨단산업 비중이 일반산업을 초과했다. 

벤처기업 신규 진입은 줄고 있다. 2020년 6079개로 최고치를 찍은 후 매년 감소했다. 2024년에는 4708개로 후퇴했다. 제조업 신규기업 수는 연평균 -10.4% 감소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서비스업은 -2.2% 수준에서 감소를 보이다가 2024년 들어 반등했다.

업종별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벤처 25대 업종 가운데 12개는 확대 업종, 13개는 축소 업종으로 구분됐다.

확대 업종은 △연구개발서비스 △도소매 △정보통신 △IT기반서비스 △음식료 △기타서비스 △기타 △에너지 △소프트웨어개발 △방송서비스 △화학 △의료 등 12개였다. 이 중 서비스업은 7개 전 업종이 포함됐다.

제조업군에서는 컴퓨터, 섬유, 통신기기, 반도체, 정밀, 제약, 전자부품, 기계, 금속 등 13개 중 4개만이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연구개발서비스는 연평균 19.1%의 증가율과 3.6%p의 비중 상승을 보이며 모든 업종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했다.

해당 업종의 신규기업 수는 2014년 51개에서 2024년 286개로 18.8%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도소매업도 같은 기간 70개에서 254개로 늘며 13.8% 성장했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서비스는 신규 진입 순위가 21위에서 4위로, 도소매는 18위에서 6위로 급상승하며 새로운 핵심 업종으로 자리잡았다.

세부 업종별로는 연구개발서비스는 '경영컨설팅업'과 '의약·약학 연구개발업'이 중심 성장 분야로 나타났다. 도소매는 '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매업', '상품 종합 도매업', '의료기기 도매업'에서 급증세를 보였다.

산업 구조의 특화도 역시 눈에 띈다. 통계청 2023년 전국사업체조사 기준 분석에 따르면 벤처기업은 △제조업(56.4%) △정보통신업(24.0%)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0.1%) 등 기술 기반 산업에 집중됐다. 반면 전체 산업은 도소매업(25.2%), 숙박 및 음식점업(13.8%), 운수 및 창고업(10.7%)에 치중돼 있어 뚜렷한 구조 차이를 보였다.

업종 집중도도 심화되는 추세다. 소프트웨어개발, 정보통신, 기타서비스는 2021년 이후 상위 3대 업종으로 고정됐다. 이들 업종의 벤처기업 비중은 2021년 29.8%, 2022년 31.1%, 2023년 31.3%, 2024년에는 32.1%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수도권 집중도가 뚜렷하다. 2024년 기준 전체 벤처기업 35,857개 중 66.7%가 서울(10,898개), 경기(11,371개), 인천 등 수도권에 분포한다. 수도권은 연평균 증가율에서도 서울 5.7%, 인천 4.3%, 경기 3.9%로 전국 평균(3.8%)을 상회했다. 비수도권은 같은 기간 38.9%에서 33.3%로 비중이 줄었다.

지역별 주력 업종도 변화를 보였다. 2014년 당시에는 서울·대전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서 제조업이 주력 업종이었으나, 2024년에는 부산, 대구, 광주, 세종 등 4개 지역이 소프트웨어개발로 전환됐다. 17개 시·도 중 10곳이 지난 10년간 업종 1위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입지계수를 활용한 지역별 특화 업종 분석에서는 수도권이 방송서비스, IT기반서비스 등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반면 비수도권은 기계, 자동차, 금속 등 제조업에 특화된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대전·세종·충청·강원은 입지계수 1 이상인 특화 업종이 14개로 가장 많았다. 광주·전라·제주는 13개로 뒤를 이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기업은 기술 중심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책은 여전히 과거 산업 환경에 머물러 있다"며 "현재의 변화 속도와 방향에 부합하는 유연하고 혁신적인 규제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