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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취업 시장 '진입·이직 위축' 지속세

신규 진입 6.8%·이직 4.1% 감소…이직보다 '현직 유지' 선호 뚜렷

김주환 기자 기자  2025.06.04 19: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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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23년 노동시장에서 신규 진입자와 이직자가 동시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 유입과 순환이 모두 위축되면서 일자리 전반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일자리 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등록 취업자는 2614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8000명(0.3%)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등록되지 않았던 이들이 2023년에 신규 등록된 '진입자'는 36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6만5000명(6.8%) 감소한 수치로 지난 2017년 시작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같은 기간 기업체를 옮긴 '이동자' 역시 395만1000명으로 16만8000명(4.1%) 줄었다. 진입자와 이직자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분석 이래 처음이다.

반면 동일 사업장에서 지속 근무한 근로자는 1854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52만1000명(2.9%) 증가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노동자들이 이직보다 현 직장 유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 보면 2023년 일자리 진입률은 여성(16.1%)이 남성(12.3%)보다 높았으나, 유지율(남 72.0%, 여 69.5%)과 이동률(남 15.7%, 여 14.4%)은 남성이 더 높았다. 특히 유지율은 남녀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한 반면, 진입률과 이동률은 모두 하락하며 전반적인 유입과 순환이 위축된 흐름을 반영했다.

연령별로는 일자리 이동률이 29세 이하(21.1%)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15.6%), 60세 이상(14.1%)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유지율은 40대(78.0%), 50대(77.4%), 30대(72.5%) 순으로 높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유지율은 상승한 반면, 진입률과 이동률은 일제히 하락해 연령을 불문하고 고용시장 순환 둔화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 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종사자 81.3%는 중소기업 간 이동에 그쳤다. 나머지 12.1%은 대기업으로 이동했다. 또 대기업 종사자 56.5%는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37.3%는 대기업 내 이동에 그쳤다.

임금 변화도 주목된다. 이직한 임금근로자 중 60.7%는 임금이 증가한 일자리로 옮겼으나, 38.4%는 이전보다 임금이 낮은 일자리로 이동했다. 특히 고령층 재취업 비중이 늘며 대기업 퇴직 후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고령 이직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통계는 고용시장 유입과 순환이 동시에 위축된 이례적인 상황을 보여준다"라며 "고용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시장 내 유동·이동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