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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공장 사망 사고에 도세호 대표 "깊이 반성"

김범수 대표 "해당 사고 설비 조사 후 전면 철거·폐기"…노사 합동 안전점검 제안 수용

배예진 기자 기자  2025.05.29 14: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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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도세호 SPC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지난 19일 발생한 SPC삼립(005610) 시화공장 사망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진짜대한민국 중앙선대위 노동본부'가 공동주최한 긴급 간담회에 SPC의 △도세호 대표이사 △김성민 안전경영본부장 △손영준 전략지원본부장 △이상언 커뮤니케이션본부장과 SPC삼립의 △황종현 이사회 의장 △김범수 대표이사 △김회성 안전보건경영책임자가 참석했다.

도세호 SPC 대표이사는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2022년 SPL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전 계열사가 안전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부터 진행해 온 3년간 1000억원 안전경영 투자 플랜을 확대·연장해 계열사별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설비 자동화와 안전관리 인력 강화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작업중지권을 활성화하고 잘못된 업무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전 계열사의 경영진이 공동 책임 의식을 갖고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SPC 측은 국회의 노사안전협의체 구성과 노조측의 작업중지를 통한 합동 안전점검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박인수 SPC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 계열사별 운영한 안전 관련 조직과 인원들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산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설 안전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박갑용 전국식품산업노련 위원장은 "SPC의 8개 공장, 회사별 노사가 함께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하고 공동점검을 실시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SPC는 △사고 설비 관계기관 조사 완료 후 전면 철거 및 폐기 △노사합동 안전점검 실시 △안전보건 관리 인력 증원 △시화공장 생산라인별 설비 점검 및 안전 강화 △연속 근무 감축 및 일부 라인에 대한 4조3교대 시범 운영 도입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는 "해당 사고 설비는 관계기관의 조사 완료 후 전면 철거 및 폐기하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경찰 및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회사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PC의 이 같은 대책은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한, 실질적 예방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는 지난 2022년 SPL 평택공장 사고 이후 안전 최우선을 약속했지만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노사안전협의체 구성을 통해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 직접 안전대책 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국회 청문회에서 허영인 회장은 '노조와 상의해 좋은 의견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비판을 받았다"며 "이후 계속된 사고를 마주하며, 제대로 된 구조적 원인 분석이나 노동안전 관련 예방책을 체계적으로 현장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사 양측은 이날 지적된 사항들과 국회의 제안에 대해 검토 후, 계획안을 환노위에 제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