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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vs 55%' 일체형 세탁건조기 두고 삼성·LG 신경전

프리미엄 가전 주도권 경쟁 격화…제품 성능·데이터 해석 기준 놓고 공방

이인영 기자 기자  2025.05.28 14: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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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각각 70%와 55%의 시장 점유율을 주장하며 '1위' 타이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가능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제품군 특성상 빠르게 성장 중인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선점 효과가 크다. 이에 양사의 신경전은 기술력은 물론, 데이터 해석 방식에서도 맞부딪치고 있다.

◆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을 내세워 국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2025년형 신제품은 국내 최대 수준인 18kg 건조 용량을 구현하면서도 제품 외관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또 열교환기 전열면적을 8.5% 확대하고, 드럼 회전 속도와 온도를 빨래 양에 따라 자동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해 건조 성능과 시간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아울러 최적화된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덕트 시스템을 적용해 세탁부터 건조까지 걸리는 시간(쾌속코스 기준)을 기존 대비 20분 단축, 단 79분 만에 마무리할 수 있다.

고효율 '에코버블'과 히트펌프 기술 적용으로 소비전력도 대폭 절감했다. 세탁 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소비전력이 45% 낮으며, 건조 시 전력 소비량도 기존 콘덴싱 방식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밖에 인공지능(AI) 맞춤+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옷감 종류, 오염도, 건조 정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최적의 세탁 코스를 제안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용자 패턴을 학습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이후 하루 평균 230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또 출시 1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는 전 세계 43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영국, 독일 등 30여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는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5개 국가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 판매량을 올해 안에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인피니트 AI 콤보'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인피니트 라인은 알루미늄·세라믹·스테인리스 등 소재를 사용해 강한 내구성과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디자인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이다.

◆LG전자 '워시콤보' 신형 올 하반기 출격

이에 맞서 LG전자도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후속 제품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출시한 '워시콤보'를 앞세워 맞불을 놓고 있다. 해당 제품은 세탁 25kg, 건조 15kg의 대용량이지만, 기존 트롬 세탁기와 동일한 외관 크기를 유지해 설치 공간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특히 히터를 사용하지 않고 인버터 히트펌프만을 활용한 100% 히트펌프 건조 기술을 적용해 기존 히터식 대비 약 5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

여기에 AI DD모터 기반의 의류 자동 분석 기능, 자동 세제 투입, 구김 방지, 콘덴서 자동 청소 등 편의 기능도 강화했다.

또한 하단에 '미니워시'(4kg)를 추가 장착할 수 있어, 유아복이나 속옷 등 소량 세탁에 최적화된 활용이 가능하다.

출하가는 449만원이었으며, 현재는 약 396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워시콤보를 포함한 자사의 복합형 세탁건조기 누적 판매량은 110만대를 넘어섰다.

◆누가 진짜 1위?…데이터 기준 달라 '진실 공방' 지속

양사 간 점유율 공방은 데이터 해석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 GfK 자료를 토대로 올해 1분기 국내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 측은 "여러 외부 데이터를 내부 기준에 따라 종합 분석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전자는 "최근 자체적으로 추산한 결과 국내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자사 판매 점유율은 55%에 달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자사는) 시장조사업체에 데이터를 제공하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사가 서로 다른 기준을 바탕으로 '시장 1위'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제품 성능은 물론, 자사의 점유율 근거를 소비자 인식 속에 먼저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결국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장기적인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두 회사 모두 올 하반기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