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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침묵하는 영암군, 곪아가는 신뢰…우승희 군정의 낯선 풍경

장철호 기자 기자  2025.04.28 1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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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던 우승희 군수를 응원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오랜 보좌관 경험과 도의원 출신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그에게 영암군의 묵은 폐습을 걷어내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은 비단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군민들의 염원이 그의 당선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최근 영암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은 그 기대감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던 우승희 군정에서 어찌 이리 낯선 풍경들이 연이어 펼쳐지고 있는지 의아함을 넘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영암 금정지구 등 수리시설 개보수 공사 특허공법 선정 과정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숙원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도입된 특허공법 선정 과정에 가족 회사가 참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해당 특허공법 사용의 적절성에 대한 언론의 끊임없는 질타에도 불구하고, 영암군 공직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관련 부서장의 무책임한 태도는 더욱 실망스럽다. "전임자가 집행한 일"이라는 안일한 변명 뒤에 숨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모습은 과연 군민을 위한 공복의 자세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가족 회사 간의 부적절한 거래 의혹을 담은 언론 보도가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원 조사 여부에 대한 명확한 언급조차 없는 것은 스스로 문제점을 은폐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언론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군정 운영에 반영해야 할 책임이 있는 영암군 홍보실의 복지부동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어떤 배경과 이유로 이러한 행정이 이루어졌는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오해를 풀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언론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언론의 정당한 비판 기능을 무시하고, 나아가 군민들의 알 권리를 묵살하는 처사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영암군이 모든 책임경리관을 부단체장이 아닌 자치행정국장으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이는 행정 내부 견제와 감시 시스템을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망각한 채, 특정 세력의 입맛대로 군정을 운영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우려된다.

심지어 영암군의 주요 사업들이 소위 '정무라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해야 할 군정 운영이 특정 측근 세력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우승희 군수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초심을 잃은 것인가. 그토록 염원했던 개혁은 어디로 증발한 것인가.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영암군의 모습은 언론의 따끔한 채찍을 거부하고,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레임덕이 온 것인가? 아니면 가고있는 길이 잘못된 것인가?

지금이라도 곪아가는 불신을 직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군민들의 기대는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하지만 침묵이 길어질수록 신뢰의 둑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영암군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