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공공사업이 부실 시공과 무책임한 행정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충남 부여군 규암면에 위치한 반산저수지 수변공원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0년 시작돼 2023년 말 공사를 마무리한 이 공원은 무려 99억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준공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개장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공원의 입구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시설 곳곳은 파손과 오염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특히, 난간은 손으로 흔들릴 정도로 불안정하고, 일부는 아예 부서진 채 방치돼 있다. 수중에 설치된 연결 데크는 녹슨 나사와 빠진 고정장치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주민 A 씨는 "물 들어간 난간이 꿀렁꿀렁 움직인다"며 "하도 방치돼 주민들도 지켜보기만 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문제의 핵심은 127개 설치돼야 할 수중 콘크리트 닻 중 48개가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준공 승인을 받지 못했고, 공원은 시설 관리 인력조차 없이 방치돼 쓰레기로 가득 찬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행정당국의 책임 회피다. 부여군은 사업 시행을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농어촌공사 또한, 하자보수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부여군 관계자는 "공사 측과 책임 소재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안전보다 행정절차와 책임 공방에 몰두하는 모습은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뒤늦게 닻 보강 작업을 마친 부여군은 4월 말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5월 중 개장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난간이 플라스틱 재질에 볼트 체결 방식이라 체결력이 약해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결국, 설계부터 시공, 감리, 행정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셈이다. 공원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단순한 개장이 아닌 전면적인 보수와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여군이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