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필수 의약품과 의료 물품은 관세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상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의약품은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일단 안도하면서도 백악관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약 60여 교역국에 징벌적 관세를 추가로 얹는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에는 일본, 유럽연합보다 높은 25%의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서 의약품은 제외됐다. 의약품 관세 부과에 따른 약가 인상, 의약품 공급난 악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이번 결정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의약품은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 비중이 자동차, 철강 분야에 비해 크지 않아 관세를 매겨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주가가 하락하거나 수익 추정치가 낮아지는 등의 악영향이 예상됐다. 이런 이유로 국내 업체들은 관세 부과에 대비해 왔다.
셀트리온은 관세 부담이 적은 원료의약품 9개월 분을 미국 현지로 미리 이전하고 현지 업체를 통한 위탁생산을 고려해왔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이 지난해 매출의 80%에 달하는 SK바이오팜 또한 관세 부과 시 필요한 시점에 즉각 현지 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했다.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현지 유통사와 관세 부담율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위탁생산업체를 물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에 생산거점을 두고 미국에 복제약이나 신약을 판매하는 제약사도 의약품 상호관세 면제에 걱정을 덜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은 상호관세 면제 품목이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규제 산업으로 신속하게 제조시설을 이전하기 어려운 산업의 특성상 관세의 단계적 인상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의약품 공급 차질 등을 고려할 때 품목관세 역시 즉각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봤다.
상호관세 적용 위기는 넘겼지만 향후 별도 의약품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지난달 31일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 보고서)'를 공개했다. USTR은 "제약·의료기기 산업의 경우 한국의 가격 책정과 변제 정책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한국 약가제도와 제약기업 인증정책 등이 미국 기업에 불공평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연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차, 선박, 비행기 그리고 의약품을 미국에서 만들 것"이라며 "제약사들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들은 막대한 세금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벗어났다"면서도 "별도 관세 부과에 대한 위험이 남아있어 불확실성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상황을 여전히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관세 대응 창구를 운영, 국내 기업들이 관세로 인해 미국 진출에 어려움이 있거나 미국의 정책 변화가 감지될 경우 이를 신속히 파악해 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정부와 업계 간 긴밀히 협력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등 통상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고, 다른 나라보다 신속히 대응해 리스크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