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두산그룹이 극도로 몸을 사리며 조용한 모습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주)두산의 박용만 부회장의 사내이사 후보 사퇴와 두산인프라코어 대표 선임 및 박용현씨의 사내이사 진출 등 재계의 주목을 끄는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두산산업개발은 지난 17일 두산 창업주의 4남 박용현 전 서울대교수를 등기이사에 선임했지만 공시만 했다. 현재 연강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 전 교수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을 당시에도 공시하는데만 그쳤다.
특히, 임기가 만료된 박용만 전 그룹부회장이 (주)두산 사내이사로 추천돼 정기주총에서 이사선임을 앞두고 이틀 전 전격 이사후보를 사임하던 중요한 순간에도 공시만 한 채 보도자료는 내지 않았다. (주)두산은 향후 3년이내 그룹의 지주회사가 되는 중요한 회사다.
(주)두산은 사내이사후보로 박용곤 명예회장 장남 박정원씨를 이사에 임명한 것 역시 침묵했다.
박 전 부회장이 사내이사 후보를 사임한 것은 자동적으로 대표이사 역시 사임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주)두산의 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떼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 전 부회장은 당분간 (주)두산 부회장과 잔여임기가 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이사직만 맡는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일 오전 낸 공시에서도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기존 최승철, 박용만, 최진근씨 등 3명의 대표이사 중 최진근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김용성 전략혁신총괄사장과 신오식 관리지원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추가 임명, 4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지만 공시로 대체하고 말았다.
물론 공시만 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처럼 두산그룹이 중대사안을 공시로만 알리고 일체의 대외 언론창구를 통해 알리지 않아 언론사의 항의를 받으면서까지 알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와관련, 재계는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경영의 투명성과 총수일가의 경영복귀설, 두사비자금 사건 등 복잡한 그룹사정 때문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과 관련 총수 일가가 재판에 계류중인데다 대우건설 인수전에서의 두산에 대한 노조반대 벽에 직면해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
여기에 박용현 전 서울대 병원장의 경영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박용성 전 회장의 퇴진 이후 그룹운영을 사실상 진두지휘해 온 박 전 회장의 두산 이사선임 반대도 큰 부담이 됐다.
이와관련,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금 주변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능한 조용히 하면서 최소한의 장치(공시)만을 통해 알리려고 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