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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만도 ‘투기자본’ 횡포에 휘청

최봉석 기자 기자  2006.03.20 09: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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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치냉장고 딤채를 비롯해 위니아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잘 알려진 (주)위니아만도가 ‘투기자본’의 횡포에 휘청거리고 있다.

위니아만도 노동자들은 이에 따라 일방적 아웃소싱, 불안정 노동, 노동강도 강화 등 투기자본의 이윤추구 극대화로 인한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일 전국금속노조와 (주)위니아만도 노조에 따르면, 경영권을 현재 행사 중인 CVC는 위니아만도를 인수하자마자 이 회사의 생산활동이나 영업활동과 전혀 상관없는 종이회사를 흡수 합병시켜 (주)만도홀딩스의 부채 1159억원을 떠안게 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지난 99년 10월 UBS캐피털이 컨소시엄(CVC, UBS, PPMV, PAN ASIA)을 구성해 충남 아산공장(아산사업본부)을 인수(매각)했는데 실질 투자금액은 1251억 정도로 당시인원이 감축된 상황에서 2000년말 492억5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시작으로 2005년말까지 6년간 약 2110억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천문학적인 순익분을 CVC를 포함한 컨소시엄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번의 유상감자로 1350억, 3번의 고율배당으로 722억2000만원 등 총 2072억2000만에 달하는 회사의 자금을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빼돌렸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CVC는 (주)위니아만도의 단독주주(대주주)이자 시티그룹 계열 외국계 PEF(사모투자펀드: Private Equity Fund)로, 지분변동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25일 지분 100%를 인수해 ‘위니아만도홀딩스’라는 이름으로 현재 경영권을 행사 중이다.

금속노조와 (주)위니아만도 노조는 이와 관련 “CVC를 포함한 컨소시엄과 현재 경영권을 지배한 CVC투기자본은 유상감자, 고율배당, 종이회사합병, 무상증자 등의 편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회사 내에 유보되어야 할 자금을 거덜내며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상실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회사 내에 축적되고, 재투자 되어야 할 회사 자금이 주주이익극대화라는 미명하에 외국계 투기자본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위니아만도가 껍데기에 불과한 회사로 전락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국부유출 또한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위니아만도 노조 안재범 고용부장은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상실케 하고, 건전한 기업문화정착을 저해하는 유상감자결정과 합병결정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면서 “투기자본의 횡포에 맞서 민주노동당,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각 사회단체와 연대해 정부의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마련 촉구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CVC투기자본을 상대로 자본유출 방지, 중장기적 사업 활성화 대책, 지분변동 또는 매각시 건전한 토종자본에게 인계, 경영의 투명성 확보, 기업공개 등을 요구하고 이를 위해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안재범 고용부장은 “조합원들은 여지껏 밑빠진 항아리에 물을 부어왔다”면서 “투기자본의 횡포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노동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이익이 발생한다 해도 회사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위니아만도는 99년 USB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만도공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나 2003년 4월 (주)위니아만도로 변경된 바 있다.

한편 이들은 지난 17일 시티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대주주(CVC)와의 면담을 촉구했으나 불발됐다고 전했다.

☞PEF(사모투자펀드: Private Equity Fund)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부실기업을 산 뒤 정상화해 비싸게 되파는 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