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퍼지면서 각종 콘텐츠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대표적인 콘텐츠주이자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게임주는 웃지 못했다.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 성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관세 무풍지대·원화 약세 등이 게임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주들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올해 들어 7.4% 하락했다. 이로 인해 게임주는 최근 두 달 연속 최하위 업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게임주들 개별적으로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특히 넷마블(251270)은 지난 4일 장중 3만97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수를 구성하는 엔씨소프트(036570)·시프트업(462870)·카카오게임즈(293480)·위메이드(112040)·더블유게임즈(192080) 등도 올해 들어 주가가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같은 기간 게임주와 함께 경기방어주로 꼽혀온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9.6%) △KRX 바이오 TOP 10 지수(8.8%) △KRX 인터넷 TOP 10 지수(10.7%) 등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동안 게임주는 탄핵정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증권·통신·엔터 업종 등과 함께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평가받았다. 게임주가 속한 콘텐츠 산업은 별다른 재제가 없는데다 원화 약세 국면이 수출에 유리해서다.
또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 등장에 따른 수혜도 기대됐다. 실제로 '딥시크' 파장이 있었던 지난 1월31일 크래프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2% 상승했다. AI를 접목해 게임을 개발하는 크래프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행한 '한한령'이 8년 만에 해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게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였다.
통상 게임주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만 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에 한한령 해지로 인한 판호(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가능성 증가는 대표적인 호재로 꼽혔다.
하지만 다양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산 게임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현지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난 영향이다. 판호 발급 사례가 전무했던 암흑기를 벗어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중국은 국내 게임 대상 판호를 10개 발급. 2019년 이후로 가장 많은 게임이 유통됐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에 게임을 출시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성공 방정식'이 있었기 때문에 판호 발급 뉴스만으로도 주가가 굉장히 크게 움직였다"며 "최근에는 중국 게임 개발 능력이 올라오면서 중국 유저들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 시장과 수준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며 "딥시크를 비롯한 IT 기술의 발전으로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다만 증권가는 게임주들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여전히 상승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관세 이슈에 따른 상대적 수혜,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다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7년까지 게임 산업의 호황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존 관점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달 말 주요 게임사들이 신작 발표를 예고한 것도 긍정적이다. 오는 20일 'RF 온라인 넥스트'를 모바일과 PC 플랫폼에서 동시에 선보이는 넷마블을 비롯, 넥슨(225070)과 NHN(181710) 역시 차례로 신작을 공개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글로벌 게임 산업은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및 복귀 유저의 리텐션을 올리는 데 성공하느냐의 싸움이었다"며 "올해는 신작까지 더해지며 두 가지 만족하는 사업자 성장이 가장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