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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3000원 건기식 판매에 소비자 '환영' vs 약사 '반발'

상품가격 약국에 비해 최대 5분 1 수준…약사들 "약사영역 무시, 대안 마련해 달라"

추민선 기자 기자  2025.02.27 14: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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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환영하는 반면, 약사들은 반발하며 일부 제약사 불매운동까지 거론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다이소는 지난 24일부터 전국 200개 매장에서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의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소포장 판매 방식을 적용한 것이 가격 경쟁력의 핵심이다. 기존 건기식은 3~6개월분 단위로 판매됐지만, 다이소에서는 1개월분으로 제공된다. 마케팅 비용 절감과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춘 것도 이유다.

대웅제약은 '닥터베어' 브랜드로 종합비타민, 루테인, 밀크씨슬, 오메가3,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등 26종을 공급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종근당건강은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2종(출시 예정), 일양약품은 비타민C 츄어블과 쏘팔메토 등 9종을 다이소에서 판매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기존 건기식 한 달 분은 평균 2만~3만원대다. 반면 다이소에서는 균일가 정책에 따라 3000~5000원에 비슷한 성분의 건기식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접근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화장품도 싸고 좋더니 영양제까지? 다이소 가야겠다" "그동안 약국에서 너무 비싸게 팔린 것 같다" "5000원에 한 달 치면 부담 없이 챙겨 먹을 수 있을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약국가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홈쇼핑, 올리브영,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곳에서 건기식이 판매되면서 좁아진 유통채널로서 약국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기식 상품 가격이 약국판매 제품의 최대 5분의 1 수준이어서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약국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애초에 건기식이 약국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라며 "이전부터 건기식은 홈쇼핑, 인터넷몰 등 다양한 경로로 통해 판매됐다"고 말했다. 

약국에서 건기식 판매율이 미미하고, 상이한 구매 특성 등을 종합하면 다이소와 약국의 경쟁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들의 의약품을 반품한다거나, 해당 제약사에서 주문하던 품목을 패싱하고 다른 제약사에서 대체 약품을 주문하겠다는 등 강한 표현을 할 정도로 다이소 건기식 판매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약사들이 중심이 돼 만든 단체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이날 '수십 년간 약사들을 등쳐먹은 제약회사들의 만행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 모임은 "다이소 피비(PB) 건강기능식품의 가격은 그간 제약회사에서 약국에 공급했던 가격을 뛰어넘는 상상도 못했던 수준"이라며 "이는 제약회사들이 약국과 약사들을 얼마나 호구로 여겨왔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의 성분이나 구성이 별반 다르지 않음에도 가격을 크게 낮춘 것과 같이, 일반의약품에서도 보험급여 등재가격으로 공급되는 덕용포장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포장만 다른 동일한 약'의 약국공급가가 약 4배 차이가 나는 사례를 언급하며, 대한약사회 측에 제약사들이 약국에 의약품과 건기식을 공급 시 약사들에게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닌지 시시비비를 따져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약국가의 반발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다이소에서 동성제약의 염색약 '세븐에이트'가 약국 공급가보다 3000원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한약사회가 중재에 나섰고, 동성제약이 사과문을 제출하며 제품 출하를 중단했다. 

지난 25일 열린 '서울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한 약사는 기타안건 시간에 "다이소에서 제약사의 이름을 건 '건강기능식품'이 판매를 시작했다. 이 문제를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다. 약사회 임원들은 약사들을 대표하는 분들인 만큼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김위학 신임 서울시약사회장은 "대의원 차원에서 규탄해 결의문을 작성하고, 그 이후 대한약사회에 건의해 제약사들이 약사의 영역을 무시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