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패션업계를 강타한 '소재 혼용률 허위 표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까지 패딩 혼용률 오기재 사태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패션 업계는 모니터링, 제재 등을 강화하면서 자정 노력에 나섰다.
25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따르면, 여성복 브랜드 '보브(9개)'와 '지컷(4개)'에서 판매한 다운점퍼 13종에 대해 자발적 환불을 진행한다.
해당 제품들은 당초 구스다운 점퍼로 기획됐다. 그러나 납품 업체가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해 납품한 것으로 품질 검사 결과 밝혀지면서 자체 환불을 진행하게 됐다.
조사 결과 A사는 다운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신세계톰보이 측에 허위 제출하고 검증되지 않은 충전재 업체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세계톰보이는 품질 문제를 확인한 즉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유통 중인 상품을 회수 중이다. 또한 해당 협력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서 이랜드 계열 의류 브랜드 '후아유'에서도 구스 다운 점퍼가 상품 정보에 기재된 거위털 함유량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전량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온라인 이랜드몰에서 해당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자신의 점퍼 라벨에 덧붙여진 상품 정보 스티커를 제거해보니 사전 고지된 충전재 비율과 다른 내용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충전재 비율에 의문을 품고 고객센터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는데, 업체 측이 재검사한 결과 거위털 비율이 당초 표기된 80%에 크게 못 미치는 30%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 인템포무드도 다운 패딩 재킷의 솜털과 깃털 혼용률이 문제돼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역시 협력업체 측이 제공한 정보에 대해 별도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또 다른 무신사 입점 브랜드 라퍼지스토어도 덕다운 패딩 상품 등의 충전재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밝혀져 무신사는 이 브랜드 퇴점을 결정했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상대로 다운·캐미시어 소재 혼용률 전수 검사를 한 결과 문제가 있는 42개 브랜드를 추가 적발했다.
조사 결과, 42개 브랜드의 165개(다른 색깔 상품 수도 포함) 상품에서 다운 또는 캐시미어 혼용률 표기 부적합과 오기재에 해당하는 안전 거래 정책 위반 행위가 확인됐다.
무신사는 이들 브랜드에 대해 전체 상품 판매 중지 조처를 했고, 무신사와 29CM 플랫폼별로 구매 소비자 대상으로 리콜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상품이 2개 이상인 곳에 대해서는 최대 35일간의 전 상품 판매 중지 제재가 내려졌다.
지난해 11월 유통 기업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한 패션 브랜드 '스투시' 상품도 가품 논란에 휩싸여 전량 환불 조치를 진행하고 품질 관리와 검수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공정위도 패딩 혼용률 오기재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패션 플랫폼의 판매 중단 등 사후 조치뿐만 아니라 입점 단계에서부터 사전 검증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허위 혼용률 표기가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짓 광고나 과장된 정보를 제공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최대 1억5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패션 업계 전반적으로 자정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무신사는 국제 공인 시험·분석·인증 기관인 KATRI 시험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무신사와 29CM 입점 브랜드는 판매 중인 상품의 시험 분석 결과를 신속히 받아볼 수 있으며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올바른 상품 정보 고시 방법을 교육하는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네이버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정책과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전용 공지사항을 통해 충전재와 캐시미어 등 주요 소재 함유량을 허위로 기재할 시 해당 스토어의 판매를 즉시 정지시킨다고 전했다.
LF몰은 철저한 검수 절차와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LF는 대표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규모가 큰 원자재 업체와 계약을 통해 원자재 수급부터 최종 제품 출시까지 전 단계에 걸친 엄격한 품질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다운 TEST 성적서 확인 등의 면밀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W컨셉은 국제 공인시험인증기관과 손잡고 입점 브랜드의 품질 검사 프로세스를 강화한다. W컨셉은 국제 공인시험인증기관 'KATRI시험연구원(이하 카트리)'과 '패션 상품 시험∙검사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트리는 1965년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재단 법인으로, 섬유패션, 화학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 시험, 인증 등을 수행하는 국제 공인 시험인증기관이다.
협약 체결에 따라 양측은 입점 브랜드의 제품 안전성 검사, 인증, 시험 분석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향후 브랜드 대상 컨설팅 및 설명회 등으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차로 200여 개 브랜드가 3000여 개 상품에 대한 품질 검사 희망 의사를 표하면서 이에 대한 시험 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향후 브랜드 수와 품목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W컨셉은 자체적으로 패션 시즌에 앞서 가죽, 리넨 등 주요 소재에 대한 검사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품질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홍성수 W컨셉 지원담당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브랜드 상품 정보 표기 위반으로 인한 고객 피해를 방지하고,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