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린치 증권이 국내외 안팎에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휴지가 될 주식을 매수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투자판단으로 월가의 많은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지난달 계속해서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 우려가 월가를 나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메릴린리증권은 지난달 23일 무모하게 델파이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메릴린치가 이날 매수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이유는 더 이상의 부정적인 뉴스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같은 뉴스에 따라 계속 추락하기만 하던 델파이는 9월23일엔 무려 10.90%나 급등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물린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메릴린치증권의 판단은 단 하루만에 빗나가버렸다.
다음날인 9월24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델파이의 스티브 밀러 회장이 파산보호 신청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밝혔다.그리고 지난8일엔 델파이가 끝내 뉴욕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원금 보름만에 10분의 1로 줄어
이에따라 주가는 26일 2.99달러로 전날에 비해 14%가까이 폭락해버렸다. 그후로도 이 회사 주가는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급기야 10일에는 0.33달러까지 추락해버렸다. 메릴린치의 권고대로 투자를 했던 투자자라면 불과 보름만에 원금이 10분의 1줄어들어 큰 손실을 봤다.
델파이는 곧 상장폐지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휴지로 변해버린 셈이다.
사실 델파이의 파산은 수순대로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 메릴린치의 이같은 무모한 투자판단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것이었다. 이미 9월2일 긴급금융구제 소식이 나올정도로 상황이 나빠졌으며 9월 중순께에는 델파이가 GM에 회생자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9월21일에는 GM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던 상태여서 누가 보더라도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은 당연한
수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