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딥시크(DeepSeek)'의 데이터 보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이 딥시크 접속 차단에 나서고 있다. 제약 산업 내 AI 활용도가 높아진 만큼, 국내 제약업계도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6일부터 임직원 업무용 PC에서 딥시크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유한양행 역시 보안상의 이유로 딥시크와 챗GPT 등 생성형 AI를 사내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보 유출 위험을 고려해 이미 지난해부터 챗GPT 등 AI 관련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으며, 딥시크도 출시 직후부터 차단한 상태다. LG화학의 경우도 이전부터 사내에선 딥시크 등 외부 AI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그러나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법인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지만,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은 자체적인 보안 시스템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엘앤씨바이오 역시 국내에서는 딥시크 차단을 포함한 보안 조치를 강화하지만, 중국 법인인 엘앤씨차이나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독자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엘앤씨차이나는 중국 중앙정부의 재생 의료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무조건적인 차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딥시크 충격에도 제약 산업 내 AI활용도가 높아진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생성형 AI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란 평가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생성형 AI 모델은 원하는 구조나 기능을 가진 새로운 소분자, 핵산 서열 및 단백질을 생성하는 데 사용돼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며 "성공적인 약물의 화학 구조를 분석하고 변이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기존 약물 방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잠재적인 약물 후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약 효능과 안전성을 예측하고 약물 개발을 위한 신규 표적을 정확히 찾아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협회는 부연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연구소인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생성형 AI의 도입으로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리서치 및 초기 단계 연구 분야에서 최대 280억달러(약 40조5000억원), 임상 개발 분야에서 최대 25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도 생성형 AI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남미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유로파마(Eurofarma)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을 사업화한다고 발표했다.
JW중외제약은 AI 신약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I 기반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가진 미국 바이오 벤처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 투자하며,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제약·바이오 산업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과 관련한 우려도 제기된다.
생성형 AI의 대표적 단점이 '환각' 현상이다. 이는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할 경우 학습 내용 중 비슷한 부분만 묶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
이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는 "결과물이 환자에게 배포되기 전에 의료진 등 전문가가 이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라며 "AI 사용에 따른 부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개인 건강을 위협하고 의사결정 책임소재 문제와 의료현장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장에서 활용되는 생성형 AI에 대한 구체적 규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뢰성 확보와 보안 강화를 위한 규제 마련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AI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데이터 보호와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