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꽃이 핀다. 온 산 붉게 물들이고 시골 동네 어귀부터 골짝까지 노랗게 채색한 꽃이 핀다. 이제 봄소식의 자리를 채우는 연녹색의 향연. 꽃잎 색깔이 가장 아름다울 무렵이다.
◆ 마을마다 1만 그루 넘는 산수유 향연
피는 꽃 마중 위해 발길 따라 가려면 남쪽으로 내달려야 한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4월 초부터 꽃 대궐을 이루는 곳이 있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의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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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꽃 잔치가 벌어지는 곳들도 대부분 섬진강 일대와 진해 벚꽃, 경주 벚꽃 등이다. 너무 멀다. 이천 산수유마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숨어있는 또 다른 꽃마을이다.
백사면 송말 1리와 도립리, 경사리 등 3개 마을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3월 말에서 4월초까지 산수유축제를 연다. 올해는 4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축제를 벌인다. 꽃은 이 때 절정을 이루지만 4월 중순까지 온 천지를 노랗게 물들인 풍경을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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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각 마을마다 최소한 1만 그루 이상의 산수유가 있지 않겠냐고 입을 모은다. 아직 아무도 정확한 수를 세어보지 않았고 셀 수도 없다고 덧붙인다. 3월말부터 이들 마을에는 아마추어 화가와 사진작가들이 몰려와 곳곳에 자리잡고 작업에 몰두한다.
쉽게 흔적 지워버리는 봄의 흔적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다.
◆ 한국 도예의 산실 이천과 해강도자미술관
이천은 흙이 좋아 도자기 굽는 고을이 된 지 오래다. 이곳저곳 분청사기와 고려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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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무려 3개월여에 걸쳐 벌인 도자기엑스포를 통해 한국 자기의 본고장임을 알리기도 했다.
곤지암에서 이천으로 향하는 3번 국도변과 사방으로 갈라지는 지방도로변은 도자기 가마가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으로 어지럽다. 이들 도예촌을 대표하는 곳이 3번 국도 신둔4거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해강 도자미술관’이다.
평생 고려청자 재현과 도자기 수집에 심혈을 기울였던 도예가 해강 유근형 선생(1894∼1993)의 유품 25점을 비롯해 270여 점의 자료를 전하고 있다. 전시하지 않는 도자기 관련 자료는 7000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전시실은 1층부터 3층까지 3개로 나뉜다. 1층은 선사시대의 빗살무뉘 토기로부터 삼국시대, 근현대에 이르는 도자의 분류와 도자기의 형성과 변천 과정, 도자기의 종류, 제작과정, 형성기법, 문양기법 등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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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나들목에서 빠져나가 3번 국도 이천방면으로 10㎞쯤 달리면 남정3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8㎞쯤 더 가면 도립리 산수유마을 안내판이 눈에 띈다. 이곳부터 이웃마을 경사리와 송말1리까지 산수유 군락지를 이룬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진경을 볼 수 있다. 다시 남정3거리로 나와 조금만 더 가면 신둔4거리. 왼쪽으로 해강도예미술관 이정표가 보인다.
◆ 나들이길 맛집
산수유마을에는 식당이나 숙박업소가 없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이천쌀을 내세운 쌀밥집들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신둔4거리에 있는 송학쌀밥정식이 많이 알려졌다. 곤지암의 소머리국밥집들도 유명하다. 너도나도 원조임을 내세우지만 본래 곤지암터미널 옆의 최미자 소머리국밥집이 제 맛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은 국도 변이나 이천시내 여관을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