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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사고기 양쪽 엔진서 '가창오리' 충돌 확인

조류경고 1분 뒤 블랙박스은 먹통…하얼위 "수개월 세부 검증·분석 필요"

노병우 기자 기자  2025.01.26 13: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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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발생한 제주항공(089590) 사고 여객기 양쪽 엔진에서 국내에서 가장 흔한 겨울철새인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가창오리는 떼로 날아다니는 군집성이 강한 종이다.

특히 공항 폐쇄회로(CC)TV에서는 사고기 조종사가 메이데이(비상선언)를 외치고 복행(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하던 중 새 떼와 접촉하는 장면도 확인됐다. 또 충돌 직전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 경고를 받은 뒤 1분 만에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것으로도 파악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는 지난 25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 유가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조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을 전했다.

항철위는 "운항상황 및 외부 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블랙박스 및 관제 교신 기록 등 자료를 시간대별로 동기화하고 분석 중이다"라며 "수개월의 세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현장에서 긴박하게 초동 조치·조사에 임해 왔고, 앞으로 운항·정비 등 그룹별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세부사항을 분석해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라며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철위는 이날 사고기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및 관제 교신 기록 등을 동기화·분석해 재구성한 충돌 직전 상황을 초 단위로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사고기는 ①지난달 29일 오전 8시54분43초 공항 관제탑과 착륙 접근을 위해 처음 교신했으며, 관제탑은 사고가 발생한 활주로의 반대 방향인 01활주로로 착륙 허가를 했다. 

②3분7초 뒤인 8시57분50초에 관제탑은 항공기에 조류 활동(충돌) 주의 정보를 발부, ③이후 8시58분11초에 기장과 부기장은 항공기 아래쪽에 조류(새떼)가 있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④FDR와 CVR의 8시58분50초부터 기록은 동시에 중단됐는데, 직전에 사고기 양쪽 엔진이 조류와 충돌한 영향으로 기내에 전원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⑤녹음이 남아 있지 않아 항철위가 관제기록과 동기화를 통해 추정한 시간이긴 하지만, 8시58분56초 조종사가 복행하면서 관제탑에 조류 충돌로 인한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무안국제공항 CCTV에는 항공기가 복행하던 중 새떼와 접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불꽃이나 연기가 보이지는 않지만, 항철위는 기체가 다수의 조류와 부딪힌 것으로 봤다.

⑥사고기는 이후 약 4분간 활주로 왼쪽 상공을 비행하다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로 착륙하려 오른쪽으로 선회했다. ⑦사고기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착륙했고, 오전 9시2분57초에 활주로 너머 방위각 시설물(로컬라이저 둔덕)과 충돌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고기 양쪽 엔진에서 새 깃털과 혈흔이 발견,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가창오리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항철위는 조류 개체 수나 다른 종류의 조류가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는만큼, 엔진 상태 확인 및 추가 시료 채취를 위해 엔진을 분해 검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