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화그룹이 본격적으로 아워홈 인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은 지분 매각을 막기 위해 우선매수권 행사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금 조달과 법적 리스크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과 구지은 전 부회장과의 대립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아워홈의 기업가치를 1조5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지분 약 57.85%(인수대금 약 8600억원)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아워홈 지분 구조는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 20.67% △차녀 구명진 19.6% △장녀 구미현 회장 19.28%이다. 이중 인수 대상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보유 지분이다. 이 둘은 지난해부터 회사 매각 의지를 드러내 왔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2월7일 예정된 주주간계약(SPA) 체결을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금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약 2000~3000억원 △한화비전 약 2000억원 투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번 거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ICS(IMM크레딧앤솔루션)도 약 2000~3000억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화그룹은 구지은 전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씨에게 지분 동반 매각을 제안하고 답변을 달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가 그간 아워홈 지분 매각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기에, 구 전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제안에 동참할 가능성이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우선매수권'을 통해 지분 매각을 막아설 전망이다. 아워홈 정관에는 주식을 양도할 경우 양도자는 주주명부상 주주에게 먼저 각 주주의 주식 비율에 따라 양도해야 한다. 또 일부 주주가 주식 인수를 포기할 시, 잔여 주주에게 주식비율에 따라 양도한다고 기재돼 있다.
정관에 적힌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구지은 전 부회장은 구본성 전 회장과 구미현 회장 지분 57.85%를 한화그룹보다 먼저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한화가 제시한 가격과 동일한 수준을 맞춰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한화는 아워홈 기업가치를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고, 인수대상은 8600억원이다. 따라서 구지은 전 부회장도 86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자금 조달 역량이 중요하다. IB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FI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 등 FI들과 조건을 협의 중이다.
뿐만 아니라 상법 제335조(주식의 양도성) 제1항에 따르면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발행하는 주식의 양도에 관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구지은 전 회장에게 '이사회 승인'이라는 과제가 하나 더 주어진 것이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는 △구미현 회장 △이영열 대표이사(구미현 회장의 배우자) △구재모씨 (구본성 전 부회장 장남) 3인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권을 두고 장남-장녀 연대와 다투며 이사회를 이미 떠난 상황이다. 이에 우선매수권이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사회에서 주식 양도 승인을 거부하면 상법에 따라 한화는 인수자로 지정받아 인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계속해서 우선매수권 행사를 희망한다면 시간을 벌기 위해 법원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제2차 남매의 난'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김동선 부사장을 필두로 이번 아워홈 인수를 통해 기존 유통·서비스 계열사들과 협업해 F&B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내부 불만도 잠재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아워홈 인수 자금 투입과 관련해 한화비전 일반주주들은 반발에 나섰다. 갓 상장한 기업이 2000억원 이상의 거금을 투입하는 것에 주주에 대한 배신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비전은 현금성 자산 279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워홈 인수가 이뤄지면 회사 자산의 대부분을 털어야 하는 만큼 주주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보안기술 업체인 한화비전과 단체 급식업체인 아워홈의 사업 연관성도 낮기에 결국 지배주주인 총수들만 이득을 보게 되면 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아워홈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대해서는 함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