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공개된 실손보험 개편안이 이전 정부의 정책들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전 정책들의 실패가 비급여 증가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비급여 관리가 수월하도록 가격을 공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의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공개한 실손보험 개편안을 두고 미흡하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음에도 지나치게 잦은 진료로 의료비 부담을 유발하는 비급여를 보다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목표는 명확하나,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비급여 진료를 급여권으로 끌어들였을 때, 새로운 비급여 또는 기존 비급여의 진료량이 증가하는 소위 풍선효과가 발생해서 보장성 강화가 무력화된 경험을 지난 20년간 해왔다"고 말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부담금을 올린다거나 몇개 비급여 항목만 관리급여로 관리한다는 임시방편으로는 몇년 후 또다시 한번 똑같은 실손보험에 대한 여러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복지위에서 제기한 지적대로 비급여 관리 강화는 이전 정부에서도 시도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4대 중증보장성 강화대책 발표와 함께 비급여 항목의 일부를 선별급여라는 이름으로 건강보험 체계에 포함시켰다.
선별급여란 비용 대비 치료 효과는 낮지만 환자부담이 큰 고가 의료, 임상근거 부족으로 경제성 검증이 어려운 최신 의료 등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제도다.
당시에도 과잉 진료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기에 병원이 비용을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정부가 직접 가격을 통제하게끔 만들어졌다. 또 비용 효과성 등이 불명확해 건강보험 급여적용이 어려웠던 항목을 80%, 90%로 본인부담금을 높여 적용시켰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는 예비급여를 도입했다. 선별급여와 기능은 동일하나, 적용 질환의 제한 없이 본인부담률 유형을 50%, 70%, 90% 등으로 다양화했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들이 오히려 환자의 부담을 늘리거나 비급여 증가를 유발하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선별급여 도입 직후 적용된 항목 중 경피적 대동맥판 삽입술은 대동맥판이 좁아진, 중증으로 분류되는 환자들이 받는 수술임에도 본인부담률이 80%에 달했다. 이후 고위험군인 경우 급여를 인정하기로 했으나, 이같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환자들은 심의만 기다려야 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지난 2022년 6월 기준 1296개의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했지만 시행 전인 2017년 6월 기준 3498개였던 법에 등재된 비급여가 3705개로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된 개편안을 보완 및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로 '가격 가이드라인 제시'를 꼽는다. 정부가 비급여 관리 강화에 앞서 모든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파악해 일종의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우선 비급여 원가를 확인해 공시하고, 원가 정보가 쌓이면 이를 기준으로 한 권장가격을 만들어 소비자가 알게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고시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이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고 심의위원회를 신설해 기준 가격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이같은 현안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충분한 의견 수렴과 검토를 거쳐 최종안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관리급여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도) 갖고 있다"며 "법 체계가 마련된다면 논의에 적극 참여해 제대로 된 (비급여) 관리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