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방콕 여행을 계획했지만,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불안감에 예약을 취소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을 기대했던 여행업계가 정치 혼란에 따른 환율상승,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중고를 맞아 시름하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장기화 여파에 따른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해외여행 수요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오는 10일까지 제주항공 노선 상품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또한 항공기 참사 직후 여행업계는 일제히 온라인 등에서 모든 광고를 내리고 홈쇼핑 판매를 취소하는 등 마케팅을 바로 중단하고, 항공편과 여행상품 취소 요청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제주항공의 경우 참사 발생 하루 만에 약 6만8000여건에 달하는 항공권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제주항공 사고 이후 저비용항공사(LCC) 이용 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고가 난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은 국내에 101대 운항하고 있는데, 제주항공 39대를 비롯해 대부분 저비용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겨울 인기 여행지인 동남아, 일본으로 가는 패키지 상품 대다수가 LCC를 이용하고 있는데 안전을 이유로 취소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엔데믹 특수를 기대했던 업계는 여름 휴가철에 이어 겨울 휴가철까지 예기치 못한 악재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터지며 업계는 큰 손실을 입었다. 티몬·위메프를 통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미정산금은 각각 63억원, 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지난해 12월3일, 한국은 비상계엄 사태에 돌입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상승세를 보이던 인바운드 관광객은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하루 평균 15% 감소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중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시설물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여행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일일 종가 기준) 평균은 1398.7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평균 1418.3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환율이 단기간 내 급등하면 여행 경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지난해 엔데믹으로 ‘최대 실적’을 기대한 여행업계는 지난 여름 성수기 티메프 사태라는 위기를 맞고, 연말연시 성수기 반등을 꿈꿨으나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참사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될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특수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여름과 겨울휴가철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어려운 상황은 업계 전반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예약 패턴 또한 불확실해졌으며, 여행사의 재정적 안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매우 불확실하고,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는 낮다"며 "향후 몇 개월 동안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