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약품(128940)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대표이사·신동국 이사의 해임안이 부결됐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그대로 이사회에 남게 됐고, 형제 측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의 선임안은 자동 폐기돼 불발됐다.
19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해임 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이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특별 결의' 안건인 이사 해임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2 이상 찬성과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므로 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왔다. 지난 13일 국민연금이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기로 하면서 해임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번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1268만214주 가운데 1021만9107주가 참석했다. 참석률은 80.59%다. 해당 안건은 각각 출석 주주의 53.62%, 53.64%의 동의를 받는 데 그쳤다.
이로써 한미약품 이사회는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를 비롯한 신동국 회장·킬링턴 유한회사) 등 4자 연합 측 7명,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측이 3명으로 7대 3 구도가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형제 측 패배가 예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대표 주도로 한미사이언스가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에 찬성해도 가결 기준인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은 한미사이언스 41.42%, 국민연금공단 10.02%,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7.72%,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등 기타 39.42% 등이다. 한미사이언스가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에 동의해도 25% 이상의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 안건이 가결되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찮았다.
해임안 부결에 따라 기존 이사 해임을 전제로 하는 사내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 건도 자연스럽게 폐기됐다. 두 사람은 형제 측 인사로 거론된다.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을 위한 형제 측 계획은 무산됐지만, 모녀와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4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확대 방안이 무산되며, 양측 이사진이 5대 5로, 동률이기 때문이다. 4자 연합은 그동안 지분을 매입해 49% 가까이 의결권을 확보한 만큼, 내년 3월 주총에선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결과와 관련해 "주주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며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더불어 "어느 누구도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초래하거나 그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룹 모든 경영진과 임직원은 부디 모두가 각자 본분에 맡는 역할에 집중해 최근의 혼란 국면이 기업가치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