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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그리고 12·14 탄핵안 가결

5·18 이후 44년 만에 선포…소추안 헌정사상 3번째 통과

전훈식 기자 기자  2024.12.15 11: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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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대민 수호하고, 우리국민 자유 행복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22시22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령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선포된 이후 44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통해 '일체 정치활동 금지'를 발표했다. 

갑작스런 비상계엄에 놀란 국회는 '계엄해제 결의안 가결'을 위한 본회의가 열렸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해제를 요구할 경우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엄군은 국회로 집결해 4일 오전 0시경 본청 진입을 시도, 국회 사무처 직원 및 정당 보좌진들과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그리고 이후 새벽 4시 26분경 윤 대통령은 추가 담화를 통해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라며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헌법 제77조 

1항 -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5항 -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무려 44년 만에 선포된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은 불과 6시간 만에 해제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경제적·외교적 후폭풍은 심상치 않았다. 

미국 유력 경제 매체 포브스는 "윤 대통령의 이기적 계엄령 도박에 대한 대가는 한국의 5100만 국민들이 할부로 지불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계엄사태는 한국이 그동안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과거 군부 통치 시절을 상기시켰다"라며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옳다는 것을, 1948년으로 시계를 돌려 한국이 여전히 글로벌 시장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라고 분석했다.

정치적으로도 일부 극우 성향을 제외한 다수 국민들 마음 속 '군부 독재 역린을 자극했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7명 대상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한 결과 '즉시 하야·탄핵으로 대통령 직무 정지' 답변이 74.8%로 확인됐다. 

특히 보수 우세지역 대구·경북(TK)에서도 즉시 하야·탄핵 응답(73.2%)이 질서 있는 퇴진(17.4%)보다 훨씬 높았다. 부산·울산·경남(PK)의 경우 △즉시 하야·탄핵 60.1% △질서 있는 퇴진 23.8%로 나타났다. 


이런 민심에도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쉽게 넘진 못했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추안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한 국민의힘이 김건희 특검법 부결 이후 단체 퇴장하면서 표결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탄핵안은 재적의원(300명) 가운데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하지만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195명만 표결에 참여,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다. 

다만 2차 탄핵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탄핵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1차 표결 이후 각종 계엄 관련 의혹들이 끊이지 않는 동시에 여당을 향한 거세진 민심을 무시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1차 탄핵 표결 당시 여당 측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반대 의견)이 참여했으며, △조경태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 의원도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견을 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탄핵 반대' 당론에도 불구, 내부에서도 찬성 의원들이 나올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결국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오후 4시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한편 이번 탄핵소추 사유를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 침입해 헌법기관인 국회 '계엄해제 요구권 행사' 방해 등 활동을 억압했다. 또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위법하게 침입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정치인·언론인 등 불법체포를 시도했다. 

즉 피소추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요건과 절차를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민을 협박하고 폭행하는 일련 폭동을 일으켜 대한민국 전역의 평온을 해하는 내란죄를 범했다는 지적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세 번째다. 탄핵안 가결로 모든 대통령 권한은 정지되며, 헌법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해야 한다. 

국회가 넘긴 탄핵안을 받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최장 180일간 심리한 후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린다. 만일 재판관 6명 이상 찬성시 인용할 경우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임기 중 파면되는 2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반면 기각 결정시 탄핵안은 즉시 파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이 국정에 복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