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건설·부동산 시장은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혼돈을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 중심으로 수도권 청약 시장은 다소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 여파로 시장 불확실성은 심화됐다. '혼돈의 2024년 건설·부동산 시장'을 키워드로 톺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12·3 비상계엄, 극대화된 불확실성
2024년을 마무리하는 12월. 대한민국을 뒤흔든 키워드는 '12·3 비상계엄 사태'다.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은 심화됐다. 이로 인해 경제적 등 모든 상황 전반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건설·부동산 시장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비상계엄 여파로 사태 수습을 제외한 국회가 정상적 업무 수행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관련 정부 정책 수행 가능 여부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면서 실제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등 1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민간 정비사업도 불투명해졌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등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정부 정책 효과로 불안요소가 호전된다면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가중될 경우 주택시장에서의 매수 심리는 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얼죽신-서울·수도권 중심 열풍 "얼어 죽어도 신축"
올해 국내 주택시장은 자재비·인건비 등이 급증하면서 분양가 역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실제 올해 평균 분양가(3.3㎡당)는 전년(3508만원)대비 41.2% 상승한 4955만원이다. 이는 2019년(2613만원)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분양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임에도, 서울·수도권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구사하면서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젊은 수요자 사이에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 내 청약 흥행은 이어졌다.
"풍요로운 시절에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주거 만족 준거점'이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신축 쏠림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 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1~10월 기준) 서울 분양 단지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55.12 대 1다. 이는 2000년 이후 청약 시장이 과열했던 2021년(162.9 대 1)을 제외하면 최고 경쟁률이다. 지난해(56.93 대 1)와 비교하면 3배 가량 높아졌다.
일례로 10월 모습을 드러낸 서울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는 1순위 평균 경쟁률 1025.5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분양 단지 역대 최고 수치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 11월 조사에 따르면, 전국 5년 내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2145만원이다. 5년 초과(1635만원)대비 1.31배 차이다. 서울의 경우 5년 이내 아파트 매매가가 5559만원으로, 5년 초과(3960만원)와 비교해 1.40배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런 현상은 신축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심해지면서 신규 분양에 대한 선호 및 가격 프리미엄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축 공급이 감소할 경우 '현재 신축이 신축 지위를 오래 누린다'는 점에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 추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입주 연한이 오래된 아파트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최근 '도심 재건축 완료'에 따라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면서 신축 매매가가 급증한 것이다.
나아가 다수 신축 단지들이 특화 설계 및 우수한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수요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젊은 수요자들은 생활하기 편리한 신축 아파트를 구축 단지보다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가격 회복 탄력성이 크고, 입주 등 공급 감소 영향으로 전세가 및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쏠렸다. 강남권과 한강변 일대 아파트는 매매가가 6~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7만호 중반까지 치솟던 미분양이 얼죽신과 금리 인하 기대로 6만호 중반까지 감소하는 등 미분양 다이어트에도 영향을 끼쳤다." -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
한편 내년에도 지방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5만호 이상 쌓인 미분양 적체와 수도권 수요 쏠림, 전세가 하락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5년은 경제 침체와 고물가 및 중금리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수도권 중심 전월세 가격 상승세와 공급 부족이라는 위기감으로 국지적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 -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물론 그동안 신규 공급이 감소했던 만큼 신축 희소성을 감안해 현지인 중심으로 다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과거 2개년간 신규 공급이 급격히 줄은 지방 광역시의 경우 신축 수요가 점증함에 따라 내지인 실수요에 의해 신규 분양 수요가 재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
◆삼극화-수도권·광역시·지방 벌어진 격차
한편 올해에는 전국적으로 약보합세가 이어진 가운데 '서울 신규 주택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 및 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서울 '초고가 거래'는 눈에 띄게 활발해졌지만, 지방의 경우 심각한 침체 장기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아닌, 수도권·광역시·지방 '삼(三)극화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전국 아파트값 양극화 수준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 통계 바탕으로 11월 전국 아파트값 '5분위 배율' 조사 결과, 10.93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조사(2008년 12월) 이래 역대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평균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클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이번 수치에 따르면, 전국 기준 상위 20% 1채 가격으로, 하위 20% 11채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상위 20% 1채가 하위 20% 5.5채 가격이다.
직방이 불평등 정도를 정량화한 '지니계수'를 통해 전국 아파트 가격 격차를 분석한 결과, 2023년 0.438에서 2024년 0.450으로 벌어졌다. 1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간 상대적 가격 격차, 즉 불평등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에 실거주 목적 갈아타기 수요가 서울 마용성, 강남3구 등 고가 단지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장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지방 시장과의 격차를 심화시켰다." -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서울 핵심 지역은 신축·구축을 막론하고 탄탄한 수요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한편, 비인기 지역의 경우 불경기에 따른 조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지역·수도권 일부 지역은 우상향이 분석되지만, 이외 지역은 오르진 않을 뿐만 아니라 미분양 회수 전까진 가격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다." - 고준석 제이에듀W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