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4년 12월3일 밤 10시50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종북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 그러면서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상계엄 선포는 6시간 만에 자진 철회됐다. 국회의 발빠른 움직임과 시민들의 대처 덕분이다.
155분간의 한밤의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43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70년 넘게 다져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경제정책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경제계도 우려다. 불안한 국내 정서가 한국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고, 가상자산은 급락했다. 증시도 불안함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선포했다는 비상계엄이 위헌적 요소가 많다는 게 문제다. 헌법학자를 포함해 국민들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불법 비상계엄이라는 얘기다.
헌법 77조에 따르면 전시‧사변, 국가비상사태,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 필요가 있을 경우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이중 비상계엄은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법원의 권한에 관해 특별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박안수 계엄사령관은 정치활동 금지, 언론 통제, 집회 금지, 전공의 복귀 등을 담은 포고령을 발표했다. 국회, 언론, 전공의 등이 주 대상이다.
다시 말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이 국회, 언론, 전공의라는 말이다. 자신에게 반하는 이들은 반국가 세력이라는 인식이다. 이러한 생각이 국가비상사태,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분석했을 수 있다. 여기서 그가 강조한 공정과 상식은 멀리 사라졌다.
2년 전 당선 소감에서 그는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뜻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간절한 호소"라는 말도 덧붙였다. 2년 반이 지난 현재 국민의 뜻에 반하고, 공정과 상식이 사라지고 독선만 가득한 비상계엄으로 그는 국민을 우롱했다.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자신을 비판하는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웠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려 했다는 점에서 내란죄다.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성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해제는 국회만이 할 수 있다.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대통령에게 요구할 수 있고, 대통령은 해제해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고 바로 국회를 폐쇄했다. 더구나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체포, 구금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국회가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내란죄 중 국헌문란에 속한다.
국헌문란은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그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권능행사를 불가능할 때 적용된다. 최고 사형에서부터 최하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이다. 공소시효도 적용되지 않는다.
43년만의 비상계엄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은 기습적이었다. 국민을 바라보지 않는 자신만의 안위였다.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의 반헌법적인 행위였다.
스스로 대한민국의 대통령 임기를 채울 수 없음을 시사했다. 이제는 내려와야 한다. 내려와야만 한다. 2025년 혼란스러운 세계 경제에서 대한민국의 흔들림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끝을 내야 한다. 시간을 끌수록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만 커질 뿐이다.

이 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