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 회계 원칙 적용을 두고 롯데손해보험(000400)을 매각해야 하는 대주주 JKL파트너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적 거품을 잡기 위한 제도 개선이 예고됐음에도 높은 몸값을 고집해온 전략 실패라는 지적이 따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3분기 누적 순이익 84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무려 68%가 줄어들었다.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113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감소했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86.1% 성장한 보험손익 414억원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실적이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 회계 원칙이 적용될 경우, 롯데손보의 보험손익은 더 내려갈 것으로 여겨진다. 무·저해지 보험 판매 비중이 36.14%로 업계에서 가장 높아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무·저해지보험 상품 해지율을 낮추는 방향의 IFSR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특수성이 인정되는 보험사는 예외가 허용되나, 사실상 원칙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도 지난 11일 열린 간담회에서 "실적악화를 감추고자 예외모형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은 롯데손보 대주주 JKL파트너스에게도 치명적이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7300억원 가량을 들여 롯데손보 지분 77%를 확보했다.
JKL파트너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기업을 사서 더 높은 가격에 파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우리금융지주로의 매각이 유력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설은 '설'로만 끝났다. 발목을 잡은 것은 높은 매각 희망가였다. JKL파트너스 측은 매각가로 2~3조원을 희망했으나 우리금융은 1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패키지로 눈을 돌린 상태다.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손보사 인수를 염두에 뒀던 하나금융지주와 교보생명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내 매각이 불투명해지자 대주주 JKL파트너스의 매각 전략이 실패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JKL파트너스가 가격을 높게 부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보험손익인데, 무·저해지 보험 판매 비중이 높아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회계 원칙 적용에 따라 (롯데손보) 실적도 하락하면 JKL파트너스가 이전과 같은 가격을 희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가 원칙 모형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롯데손보만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JKL파트너스의 고민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회계 원칙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8일부터 롯데손보에 대한 정기검사 본 검사에 착수했다. 이미 예정됐던 검사로, 회계 모형 선택 여부와는 무관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상 금감원이 정기검사를 진행할 경우 경영전반에 대해 들여다보는 점을 감안하면 모형별 손익 차이도 점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