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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IPO 자초 '탁상행정' 초일가점…금융당국 축소 검토

'공모가 부풀리기' '단타 조장' 등 2022년 마련한 'IPO 건전성 제고 방안' 논란 지속

황이화 기자 기자  2024.11.18 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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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 시장 건전성을 제고하겠다며 내놨던 정책이 '탁상 행정' 비판을 받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공모주 수요예측 첫날 참여하면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초일가점'은 '뻥튀기 공모가'를 부른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에 금융당국은 시행된지 겨우 1년 넘은 제도를 손질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는 수요예측 초일가점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이다. 

초일가점이란 수요예측 첫날 주문을 넣는 기관투자자에 공모주 물량을 더 많이 배정하는 가점이다. 공모주 수요예측 시 이른바 '눈치보기'에 청약 마지막 날 주문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 일종의 인센티브다. 

초일가점은 2022년 12월 금융위 총괄 하에 금융감독원, 금투협,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허수성 청약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서 비롯됐다. 이후 금투협은 지난해 4월 후속조치로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 개정안을 내놨다. 이 모범기준에서 수요예측 기간을 기존 2일에서 5일로 연장할 것을 권장했고, 금투협은 수요예측 기간을 늘리며 초일가점을 도입했다.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금융위는 "적정 공모가가 산정되고 실제수요와 납부능력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요예측 기간 연장과 초일가점 모두 업계 비판을 받고 있다. 수요예측 기간 연장의 경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고, 초일가점은 공모가 뻥튀기를 오히려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초일가점이 공모가 부풀리기에 동원되는 경우는 중소형주 수요예측에서 많다. 기관들은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보다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중소형 종목이 있으면, 적정 가격을 산정하지도 않고 수요예측 첫날부터 '깜깜이식'으로 밴드 상단보다 높은 가격을 써 낸다. 초일가점까지 더해 기관은 더 많은 물량을 배정 받게 된다.  

수요예측 기간이 2일이었을 때에는 첫날 참여한 기관은 가중치 2점을 받았으나, 수요예측 기간이 5일로 늘어나면서 가중치는 3점으로 증가했다. 기관 입장에서는 초일가점이 도입되며 수요예측 첫날에 주문만 하면 물량을 확보하기에 훨씬 유리해졌다. 

초일가점을 동원해 물량을 확보한 기관은 상장하면 매도하는 식으로 단타에 나선다.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통해 상장일 가격 상승 제한폭 상한을 공모주의 400%까지 확대됐는데, 많은 물량을 받은 기관에게는 '하루짜리 단타' 판이 깔린 셈이다.

초일가점 도입 후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에 참여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점도 문제다. 의무보유확약은 일정 기간 동안 배정 물량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기관이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우대 조건이기도 하다. 초일가점이 생기면서 굳이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아도 물량을 많이 챙길 수 있게 되면서 기관들의 참여가 줄어드는 것.

실제로 최근 IPO 시장에서는 수요예측시 공모가는 오르고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미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토모큐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1만6000원으로 희망 밴드 상단 1만3400원을 뛰어 넘는 성과를 거뒀지만, 의무보유 확약은 3건에 머물렀다. 토모큐브는 상장 첫날 공모가대비 37.06% 급락한 채 마감했다. 

최근 '주관사의 상장 첫날 대량 매도'로 파장이 일었던 에이럭스도 마찬가지다. 에이럭스는 희망 공모가 상단은 1만3500원이었는데, 실제 공모가는 1만6000원에 정해졌다. 하지만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0.36%에 불과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럭스 상장 첫날 기관이 총 143만6378주를 순매도해 주가가 폭락했다. 게다가 이 매도량 중 24%가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 한투증권은 프리 IPO 단계부터 에이럭스에 투자해 지분을 갖고 있다가 IPO 주관까지 맡았는데, 상장 주관사가 상장 당일 엑시트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에이럭스 종목토론방에서는 "이 회사 대표나 증권 주관사 모두 경제사범이라고 볼 수밖에" "사기주식" "한투증권은 상장 주관 할 때마다 100억씩 호구 개미들 돈 벌어가네, 3600원에 받은 주식 1만3000원에 남겨 상장 첫날 40억 수익, 공모 신청 수수료 2000원씩 수백만건 도합 100억씩" "한투 하는짓이 쓰레기"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처럼 공모주 시장에 잡음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건전성 제고 대책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수요예측 초기 가점이 너무 커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을 알고 감독당국과 논의할 때도 완화되도록 하고 있다"며 "초일가점은 유지하되 가점을 좀 적게 주는 식으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