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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취임 2주년' 이재용 회장, 뉴삼성 어디에

다문 입, 경영 쇄신 메시지에 촉각…2년 전 위기 극복 방안으로 '인재·기술' 강조

이인영 기자 기자  2024.11.14 14: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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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밀린 데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시작된 약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더 거세지며 지난 13일 결국 4년 5개월 만에 최저가로 떨어졌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은 여전히 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취임 2주년에 이어 이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에도 별다른 메시지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간 것. 

재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위기 속 침묵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우회적으로 쇄신 경영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달 11일 필리핀·싱가포르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과 21일 이 선대회장 소아암 지원사업 기념식에서 위기 쇄신책과 인사 방향,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모두 입을 닫았다. 25일 이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은 물론 같은 날 열린 사장단 오찬에서도 경영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장은 2년 전 공식 취임사 대신 사내게시판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각오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그러면서 삼성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인 '인재'와 '기술'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당시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는 인재와 기술을 꼽았다. 그는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직문화 혁신 의지도 드러냈으나, 실상은 내부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재제일' 철학이 사라졌다는 평가와 함께 핵심 인력 유출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은 지난달 18일 성명을 내고 "조직문화의 혁신은 인사 제도 혁신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최소한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폐지, 역할에 맞는 적정한 승진체계를 통해 동기부여와 연봉 인상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신인사제도 이후 승진의 메리트, 보상 등이 사실상 전무해져 일을 해야 할 이유를 직원들이 찾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최근 나왔다. 

이 회장이 앞서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다만 삼성의 위기론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장기화가 시발점으로 거론된다. 4년째 이어진 법정 다툼이 리더십 부재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회장은 2015년 경영권 승계와 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그는 지난 2020년 10월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이 처음 시작된 이후 올해 2월 최종 선고까지 총 107차례 열린 심리 가운데 96차례 법정에 출두했다.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만큼 반도체 경쟁력 제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지속 투자 등 굵직한 현안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더욱이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19개 혐의 모두에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에 불복한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2심 재판부는 오는 25일 결심 공판을 열고 재판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 경영을 위해서는 등기이사 복귀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는 지난달 15일 발표한 '삼성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주장했다. 

현재 이 회장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미등기 임원이다. 지난 2016년 이재용 당시 부회장은 책임경영을 위해 사내이사에 올랐지만 국정농단 사건과 맞물리면서 2019년 이사직을 내려놨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과거 삼성의 어떠한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