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에 '유상증자' 폭탄을 전한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결국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 놓는다. 고개 숙이며 "실수 했다"고 한 최 회장의 '주주 달래기'가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최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30일 단행한 주당 67만원 유상증자 결정에 주가가 급락했다. 유상증자 결정 전인 지난달 23일 주당 83만원에 공모주 청약에 나서 '최가'에 손을 내민 투자자들은 배신 당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유상증자 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까지 고려아연 유상증자 사태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따지겠다고 했다.
이날 최 회장은 유상증자가 부를 시장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어떤 면에서 순진한 면이 있는 사람들이라 금융시장 공개매수가 서툴고 MBK와 영풍은 십분 활용했다"며 "시장 상황을 예상 못한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0일간 배운 것은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초래된 시장 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에 대해서 회사는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외국인 주주와 해외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시장 및 주주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IR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정관에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 회장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도록 추진하겠다"고 알렸다.
이어"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을 이사회 구성 및 주요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는 MOM 즉 Majority of Minority Voting과 같은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를 통해 지배주주 이외에 소액주주분들의 의사를 반영해 일정한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에 대하여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용으로 내세운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관련 변론 기일은 오는 27일이다. 현재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은 약 34.65%로 추산된다.
최 회장은 "MBK와 영풍이 절대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과 소신만을 가지고 오늘까지 기적적으로 그들의 기습공격을 방어해 왔다"며 "긍휼히 봐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