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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색' 부산공동어시장, 어대금 20억원 날려

총체적인 경영·관리 부실 지적...경찰, 업무상 배임 수사

서경수 기자 기자  2024.11.07 17: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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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사장 박극제)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앞서 부산시(시장 박형준)와 시설 현대화 사업 진행을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한 데 이어 최근엔 부산해경으로부터 강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운영 관리부실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로 60년 국내 수산물 위판의 약 30%를 책임지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이 최근 중도매인 부도로 수십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 가운데, 해경은 집행부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담보 이상의 외상거래(어대금)가 결국 터진 것이 발단이다. 어시장은 미수금을 갚지 못한 소속 중도매인 2명을 부도 처리하면서 약 20억원의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어시장이 내부 규정에 맞지 않게 보증금 이상의 거래를 묵인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어시장 위판 구조는 중도매인이 선사에서 생선을 구매할 때 어시장이 우선 선사에 생선대금을 지급하고, 이후 중도매인으로부터 대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이때 중도매인은 어시장에 보증금 명목의 '어대금'을 맡기는데 어시장 손실을 막기 위해 각 중도매인은 담보금액 한도 안에서만 물건을 구매하고 외상을 할 수 있다.

다만 수산물 어획 물량이 유동적인 데다가 특히 성어기인 9~12월 어획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담보 이상의 구매를 허용한다'는 예외 조항을 두고 보증금을 초과한 거래를 관행적으로 이어왔다.

부도를 낸 중도매인들도 그간 보증금 초과거래를 해왔는데 미수금 반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변제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공동어시장이 거래를 정지했고, 이들은 2020년 1월과 2023년 10월 각각 최종 부도 처리됐다.

부도를 낸 중도매인 A씨는 당초 보증금 2억원을 제공하고 10억원에 차입금을 갚지 않았고, 또 다른 중매인 B씨는 보증금 7억을 넣고 10억원 이상에 어대금이 밀려 결국 부도를 맞았다.

특히 A 씨는 밀린 어대금이 10억인데도 불구하고 어시장 측이 보증금 1억을 되돌려줘 그 배경을 높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알고도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한 어시장 소속 중도매인은 "간부와의 친소관계에 따라 초과 거래 허용 금액이 달라지고, 부도난 중도매인 중 1명은 파산 직전 어대금 일부를 돌려받기까지 했다"며 "결국 부도난 중도매인에게 받아야 할 돈을 어시장의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할텐데 이는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9월에 한 중도매인이 초과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이에 격분해 어시장 사무실의 유리창 등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현재 어시장의 최고 결정권자는 박극제 사장 1인 경영체제로 알려져 있고, 나머지 이사 직함을 가진 간부직원들은 따로 의사 결정권이 없이 정년제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부산 서구 3선 구청장 출신이며 퇴임 후 2022년 3월 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어시장 측 관계자는 "해외 수출 시 거래 기간이 길어지고, 컨테이너로 운반하니 취급하는 물량 단위도 커지면서 위험부담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단순히 중도매인의 보증금을 증액하거나 거래액을 제한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과거래를 허용하는 예외 조항의 조건은 따로 명문화되지 않았으나 수년간 거래를 하며 쌓인 지표를 기준으로 조건부 거래를 결정한다"며 "소속 중도매인 중 초과거래를 하는 비율은 약 20%인데, 이들을 규정 안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재 '담보의 1배수만 거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