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러시아 바이어에게는 자발적으로 번호를 알려주고 전화하라고 하기 전까지는 휴대폰 번호를 물어봐서는 안 된다.
러시아에서는 특히 국제 통화일 경우 휴대폰 사용 요금이 매우 비싼데, 러시아 업체에 전화를 걸어 비서에게 바이어의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아도 대부분의 경우 알려주지 않는다.
러시아에서는 휴대폰을 받는 사람도 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대부분의 회사들이 휴대폰 요금을 지원하지 않아 사적 개인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어의 휴대폰 번호를 안다 해도 허락 없이 전화하는 것은 큰 실례다.
중국 바이어는 다짜고짜 중국 전역에 대한 독점적 에이전트십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감언이설을 늘어놓으며 끈질기게 졸라댄다.
독점권을 주지 않으면 거래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기도 해 기초 체력이 약한 기업은 제풀에 지쳐 독점 에이전트 계약을 하게 된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일단 독점권을 확보해 놓고서 능력이 되는대로 추진해 보고 안 되면 그만이므로 에이전트 계약을 해서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다.
조급하게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할 경우 나중에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하나라도 더 많은 바이어를 만나보고 바이어의 태도와 능력을 저울질해 보아야 한다. 매사 급할 것이 없는 중국의 ‘만만디’에는 ‘만만디’가 상책이다.
최근 코트라(KOTRA)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및 러시아 등 해외 주요국 소재 무역관 직원들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수출 마케팅을 위한 ‘비즈니스 마케팅 팁 10’을 제시했다.
◆독일 바이어에게는 ‘여보세요’ 하지마라
독일어에는 "여보세요"란 단어가 없으며 전화를 응대할 경우 항상 자기 이름을 댄다. 독일 사람은 전화를 받는 즉시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했다가 통화가 종료될 때는 반드시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영미 문화권에서는 인사를 나눈 즉시 퍼스트 네임을 사용하지만 독일에서는 사적인 친구가 아니라면 반드시 헤어 또는 프라우의 존칭을 사용한다.
“저는 이름이 로버트인데 그냥 밥이라고 부르시죠”하는 미국식의 친절함은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 쉬우며 바이어를 헤어 뮬러가 아닌 그냥 뮬러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이다.
독일 뿐 아니라 헝가리에서도 바이어에 맞는 정확한 호칭을 사용해야 상담이 효율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과 비슷하게 학벌이나 지위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상대에 맞는 호칭을 사용해야 호의를 살 수 있어 첫 상담 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명함에 명기된 Dr. 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계 최고 상품’이라는 말은 아껴 써라
일본 바이어들은 한국 업체들과 상담할 때 세계 최고 상품이라고 자랑하는 업체들을 자주 만난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최고 상품이라는 말은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하며 말로만 세계 최고 상품이라 하지 말고 타 경쟁사 제품과 비교 분석한 비주얼한 자료를 제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충고한다.
비단 일본 바이어뿐만 아니라 중국 바이어들도 “자사 기술이 세계 최고”라 과장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제품의 특성을 경쟁력으로 삼아 거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일방적으로 세계 최고 기술이라고 할 경우 중국 업체에게 반감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제품 대신 기업을 팔아라
“Don't sell me a product. Sell me your company."
미국 S사 M바이어가 산업용 위생용품 수출상담차 자사 사무실에 들른 한국의 O사 N사장에게 미국 바이어와 장기적 거래 관계를 유지하려면 단순히 상품만 팔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충고한 말이다.
미국 바이어들이 상담과정에서 듣고 싶어 하는 부분은 제품의 품질, 딜리버리, 애프터서비스, 포장, 샘플 준비 및 색상의 종류 등 수출 기업의 장기적인 판매 및 마케팅 비전이며 이를 커미트(지키겠다는 약속)하는 것이다. 즉,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기업의 비전을 파는 것이다.
수출상이 동일 제품을 경쟁업체에 경쟁적으로 파는 것을 좋아하는 수입상은 없을 것이다. 수입상은 수출상에게 로열티를 강하게 요구한다. 경쟁업체에게 파는 경우에도 절대 낮은 가격이나 동일한 가격에 팔지 않겠다는 확약도 일종의 로열티를 수입상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제품 설명시 검지를 사용해라
한국에서는 제품 설명시 가장 긴 중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에서 중지는 상대방에 대한 욕으로 사용되고 있어 중지를 사용하여 설명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또한, 인종차별, 음주, 흡연 등에 있어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흑인을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라 칭해야지 절대로 ‘니그로’라는 표현을 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특정종교, 소수민족, 인종, 여성 등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은 비록 농담이라 할지라도 절대 금물이며 특히, 여성의 외모에 대한 언급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Next time’이라는 말이 한국인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미국인에게는 약속을 긍정하는 의미로 이해되므로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저녁식사를 개인적인 관계를 위해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고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점심식사 중에 이루어진다.
◆한국 접대문화를 배제하라
독일제품을 구매할 경우 자신이 바이어라고 독일 업체가 숙박료를 지불해 준다던가 차편을 제공해주길 바란다면 국제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비즈니스맨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서로간의 멘탈리티 차이로 이 부분에 대한 사전 고려가 필요한데, 한국 기업이 독일 바이어에게 숙박과 식사를 제공했다가 거절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독일에서도 한국, 일본의 접대문화를 고려하여 동아시아 지역 바이어들에 대하여는 동양식의 출영송, 식사 및 음주접대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장기적인 신용거래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준 이상의 접대는 하지도 받지도 않는 것이 좋다. 독일 무역인들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항상 최우선 순위에 두기 때문에 서비스를 강압하는 파트너로 인식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주의가 요망된다.
◆못하는 것은 못한다 하라
일본제강소(주) 니시무라 미츠루 기계생산부 과장은 현재까지는 대체로 한국기업과의 거래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기업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할 수 없는 것은 못한다고 사전에 말해줄 것을 지적했다.
사양 문의 시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자사가 전부 제조할 수 있다고 자신한 후 나중에는 할 수 없다고 말하거나 샘플 확인을 하면 수준에 미달하는 제품이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 서로가 시간 및 예산을 낭비하게 되므로 사전에 솔직히 가능 여부를 알려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회사 기준으로 볼 때는 품질에 문제가 없어도 일본회사 기준으로 볼 때는 문제가 있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양국의 의식 차이겠지만 품질수준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곧바로 인정하는 풍토가 정착됐으면 한다는 충고다.
◆바이어의 주문서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라
한국에 섬유기계부품을 주문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A사의 B사장은 제품 검수차 한국에 다녀온 이후 LA 무역관에 전화하여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았다.
불평 내용은 ‘섬유기계용 소모부품을 한국 업체에 주문하였는데, 보내준 사양과는 다르게 제작했다’는 것이며, ‘주문한 형태보다는 훨씬 발전된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에’ 바이어가 쓰는데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한국의 제조업체가 오히려 큰소리친다는 것이다.
A사가 주문한 부품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며 개량부품이 그 시장을 대체하였다는 것이며 또한, A사가 주문한 부품을 쓰는 기계조차도 개량부품을 쓰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바이어를 위하여 개량부품을 공급키로 자체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바이어는 한국 업체가 바이어의 입장보다는 자기 편의대로 주문을 해석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바이어가 제품사양까지 제시하며 부품을 요청할 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며 이것이 불합리할 경우에는 문의를 통하여 조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협의 없이 공급업체가 자기 편의대로 제품을 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고 하는데 바이어와의 협상을 통하여 결정된 제품사양을 바이어의 사전 동의 없이 수정하는 것은 거래 관행에도 위배된다.
◆“불량품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라는 적당주의를 버려라
1995년 한신 대지진 후 한국기업과 거래를 시작한 일본의 한신기기는 현재 4개사의 한국기업들과 거래중이나 거래에 100% 만족하고 있지는 않다. 거의 10년 가까이 거래를 하고 있으나 불량품 발생률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수차례에 걸쳐 한국에 나가 특별 기술지도도 하곤 했지만 불량품 발생률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처음에는 너무 이상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동사 코우 카쯔노리 계전기기 제조부 차장은 이를 한국기업의 한계라 생각한다. 일본기업은 불량품 발생률 0%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반해 한국기업은 불량품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사고를 갖고 있어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주)야마오카 제작소 스기모토 사장도 한국 기업들의 일에 대한 노력은 일본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자세에 있어서 “이
정도로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적당주의 사고방식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