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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돈으로 경영권 방어?" DB하이텍, 밸류업 지적에 '진땀'

한국거래소 주최 '밸류업 기업 간담회'서 '자사주 소각 안 한다'…외인 투자자 "밸류업과 거리 멀어"

황이화 기자 기자  2024.11.05 17: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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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밸류업 기업인 DB하이텍(000990)이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밸류업 기업 조건으로 '자사주 소각' 여부에 주목했다.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한국거래소가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한 '밸류업 기업 CFO(최고재무책임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밸류업 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KB금융그룹 △DB하이텍 △신한금융지주 △현대차 네 곳이다. 

특히 이날 DB하이텍의 자사주 소각 관련 발표 내용이 논란이 됐다. DB하이텍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자사주 취득을 6%에서 15%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런데 자사주 취득 항목에서 DB하이텍은 '소각 안 함(non cancellation)'이라고 표기했다. 

발표 후 자사주 소각 관련 지적이 제기되자 양승주 DB하이텍 CFO는 "표현이 미숙했다"며 "지금은 (자사주 소각을) 하겠다, 안 하겠다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취득은 유동성을 줄여서 주가 부양하는 차원과 우수인력 보상체계, 경영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며 "올초 정부가 자사주 소각 관련 입법을 추진했는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소각하는 것은 아니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 상황을 보고 주주 환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외국인 투자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며 "(주)DB(012030)가 시장에서 지분을 올리면 되는데, 굳이 DB하이텍 주주 돈으로 현재 대주주의 경영권 유지하는 것은 밸류업과 거리 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밸류업 기업에 크게 반응을 안 한 것이 이 부분"이라며 "현대차나 금융주처럼 깨끗이 소각한다고 말한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일침에 양 CFO는 "지주사 성격의 회사가 작년 경영을 통해 지분율 높이고 있고, 향후 계획도 있다"며 "특정 주주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차원이 절대 아니다"라고 응대했다.

한편 지난 9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관련, DB하이텍 등을 포함해 일부 밸류업 가치에 맞지 않는 기업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DB하이텍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다. 특히 자사주 소각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DB하이텍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DB하이텍은 올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 안건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날 거래소는 DB하이텍의 밸류업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또다시 인색한 주주환원책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간담회 연사 초청 기준 관련 "밸류업이 잘 됐다, 아니다를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 중 금융사와 비금융사, 시장에서 관심 있는 곳을 초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