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의 일감 몰아주기가 성행하고 있음에도 GA시장이 최근 들어 급성장한 탓에 현업에서조차 규제 수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GA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상반기 판매한 전체 보험의 78%, 생명보험 건수 97%는 한화생명(088350) 상품이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상반기 기준 58만6286건의 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GA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같은 계열사의 보험 상품 판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현상은 대형 보험사를 자회사로 둔 GA 대부분에서 볼 수 있었다.
삼성화재·생명금융서비스는 각각 손해·생명보험 판매 건수의 98%, 75%가 자회사 상품이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판매한 보험 건수 37%, 생명보험 건수 88%가, KB라이프파트너스는 판매한 보험 건수 77%, 생명보험 건수 94%가 같은 계열사 상품이었다.
보험업법감독규정에 따르면 GA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서로 다른 보험사의 상품 3개 이상을 비교해 설명해야 한다.
이처럼 같은 그룹 계열 보험사의 상품 판매율이 지나치게 높자,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 비교 판매가 잘 이뤄지는지 제고가 필요하다"며 "GA는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취지대로 작동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회사형 GA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5년 GA협회는 시장 질서 확립 차원에서 자율 협약을 도입했는데 '보험대리점은 보험상품 비교·설명제도를 성실히 이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대형 GA들의 일감 몰아주기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성행하고 있다. 또 협약을 위반하더라도 결국 제재는 금융당국 소관이라는 점에서 즉각적인 통제도 불가능하다.
현업 의견이 갈리는 점도 걸림돌이다. GA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기에, 일부 종사자들은 점진적 규제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한 GA 관계자는 "질서 확립을 위한 첫걸음 정도로 보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GA 특성상 자율 협약을 도입하는데만 해도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설계사 수가 500명 이상인 대형 GA는 2005년 12개에서 2015년 50개를 돌파한 뒤, 현재는 70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율 협약도 협회가 설립된지 45년만인 2015년에서야 도입됐다.
다만 금융당국이 GA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주시하고 있어, 일부 GA에 대한 통제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한화생명서비스를 두고 "너무 편중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자회사형 GA에 대한 검사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