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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화장품·미용기기 인수 활발..."신성장 동력 확보"

동국제약, 리봄화장품 인수...동화·대원·유한도 이종산업에 대규모 투자

추민선 기자 기자  2024.10.21 1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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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약사들이 화장품·의료기기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화장품 사업 등 이종산업 진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 제약업계의 더딘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함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086450)은 지난 15일 화장품 ODM 기업 리봄화장품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동국제약 외 VC 마그나인베스트먼트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 서종우 리봄화장품 창업자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90%를 인수할 예정이다.

동국제약은 리봄화장품 주식 9만6600주를 306억6000만원에 인수해 지분 53.66%를 확보한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약 200억원을 들여 2대주주에 오르고, 추가 자금은 프로젝트펀드로 조달한다.


지분 취득일자는 오는 22일로 이번 인수를 계기로 동국제약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이번에 인수하는 리봄화장품은 2010년 설립된 화장품 연구개발·수출전문 제조기업이며 150여 고객사와 거래 중이고 26개국 34개 해외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이번 인수에 대해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업다각화를 위한 지분 취득"이라고 밝혔다.

동국제약은 이번 리봄화장품을 인수를 통해 위탁생산없이 자체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앞서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대표 폼목인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핵심성분 TECA(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를 활용한 '마데카 크림'으로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 지난해 뷰티디바이스 '마데카 프라임'을 출시해 미용기기 라인업을 추가했다. 

동국제약은 지난 5월 뷰티사업 확장을 위해 중소형 가전제품 회사 위드닉스를 22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미용기기 세이스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일 동화약품(000020)은 총 1607억원을 투자해 미용·의료기기 회사 하이로닉을 인수하기로 했다. 

동화약품은 하이로닉의 최대 주주 이진우 이사회 의장과 특수관계인 이은숙 씨가 보유한 주식 전량 838만3277주를 1207억원에 인수한다. 하이로닉은 동화약품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동화약품이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 매입을 완료하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총 57.80%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실사를 통해 오는 12월 중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다.

하이로닉은 고강도집속 초음파(HIFU), 고주파(RF)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미 병원용 및 개인용 기기 등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대원제약(003220)은 지난해 12월 화장품업체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 대원제약,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8호, 코이노, 포커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꾸린 DKS컨소시엄이 총 650억원을 투자해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 이중 대원제약은 4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72.9%를 확보했다.


에스디생명공학(217480)은 마스크팩, 스킨케어 제품 등을 취급하는 화장품 업체다. 2008년 9월 설립됐고 2017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유한양행(000100)도 화장품 사업에 힘쓰고 있다. 2015년 화장품 업체 '코스온' 인수를 결정한 유한양행은 이후 두 차례 걸쳐 400억원 상당 투자금을 투입, 지분 12.3%를 확보해 코스온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코스온의 유상증자에 두 차례 참가해 5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7월 미용·의료기기 업체 성우전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성우전자의 전자부품 기술력으로 코스온의 사업 부활을 노리고 있다. 제약기반 원재료를 활용한 더마코스메틱 제품과 성우전자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화장품, 미용 및 미용의료기기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투자를 통한 회수가 다른 사업에 비해 빠르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오랜 연구 기간을 거쳐 의약품을 출시한 뒤 규제당국에 통제받는 사업을 통해 기업을 영위하지만 화장품, 미용의료는 단기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각 사의 연구소가 개발한 바이오 기술과 융합해 사업 고도화도 가능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화장품, 미용의료기기 업체 인수에 뛰어드는 것은 현금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라며 "신약 개발의 경우 수천억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개발까지 10년 이상이 걸린다. 화장품·미용기기 업체 인수는 이러한 더딘 성장세를 보완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