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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해부] 효성그룹 ③과제…재계 순위 '20위권' 재탈환 목표

효성화학 부진 극복·조현상 부회장 경영능력 입증·코오롱인더 법정 다툼 해결 포함 '산 넘어 산'

조택영 기자 기자  2024.10.18 15: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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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으로 내몰린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는다. 이에 국내 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 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효성그룹' 과제(3탄)에 대해 살펴본다.

현재 효성그룹은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효성가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기존 지주사인 '효성'을 맡고,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신설 지주사 'HS효성'을 이끌고 있다.

기존 형제 경영 체제에서 두 사람이 각각 지주사를 따로 맡은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들은 '형제의 난'을 포함한 그동안의 불씨를 없애고, '뉴 효성'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롭게 도약하는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그룹 차원에서는 국내 재계 순위 회복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효성그룹은 한국 산업의 급속한 성장기를 거치며 한때 재계 1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20위권까지 밀려났고, 지난해에는 다른 기업들에게 밀리며 31위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20위권 재탈환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핵심 계열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효성화학의 부진을 극복해야 한다. 석유화학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효성화학은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업황 부진만 탓할 수 없기에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부를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공식적인 독립 경영 100일이 넘었기에, 신설 지주사를 이끄는 조현상 부회장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HS효성으로 독립하면서 HS효성첨단소재로 사업실적이 집중된 탓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황 부진 또는 대외 변수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 쉽지 않아서다.

또 조현준 회장과 주식을 맞교환하며 지분율을 확대했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독립 경영의 효율성과 경영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즉 지배력과 영향력이 높아진 만큼, 그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벌이고 있는 법정 다툼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HS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특허를 놓고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타이어 교체 주기 등이 맞물려 있어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매출이 HS효성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소송 결과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효성가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단빛재단 출범을 통해 독립 행보를 시작하면서 형제간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이 조현문 전 부사장의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하면서다.

아버지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는 유언장 당부처럼 10년 넘은 극심한 형제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