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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3사, 주담대 1년 새 11조 급증…설립 취지 상충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 영향…김현정 의원 "당국 감독 필요"

박대연 기자 기자  2024.10.17 1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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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터넷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1년 새 11조원가량 증가했다. 중·저신용대출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주담대 영업에 집중해 가계대출 급증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3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3조4000억원 대비 47% 불어난 규모다. 

인터넷은행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5월(19조3000억원)까지만 해도 20조원을 밑돌았으나 지난해 말 26조6000억원까지 늘었고, 올해 2월 3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첫 30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가 515조원에서 568조7000억원으로 10.4% 늘어난 것보다 훨씬 가파르다. 같은기간 전체 은행권의 주담대는 655조4000억원에서 714조1000억원으로 8.9%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8월 4조1000억원에서 올해 8월 7조7000억원으로 87.8%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9조3000억원에서 24조9000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이후 잔액이 올해 8월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급증한 것은 올해 인터넷은행에서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상품을 속속 내놓은 데다,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와 이용 편의성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보다는, 부실 우려가 작으면서 손쉽게 이자이익을 올릴 수 있는 주담대를 확대해 부적절한 영업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를 늘리는 것은 포용적 금융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급격한 대출 증가가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