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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니와 '미소 셀카' 한화오션 사장, 왜?

조택영 기자 기자  2024.10.16 11: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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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국정감사 역시 시끌시끌한 모습이다. 매년 다른 이유였지만 이번에는 국감장에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등장하면서다. 참고인으로 출석하기 전부터 반응은 뜨거웠고, 하니는 국감장에서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반면 같은 공간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인물도 있었다. 바로 정인섭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사장)이다. 그는 하니와 웃으며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었다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한화오션에서는 올해에만 총 5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중대재해 3명 △온열질환의심 사망 1명 △원인불명 익사 1명이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사업장 안전 등과 관련한 질의를 받기 위해 지난 15일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었다.

정 사장의 태도에 국감장에 있던 의원들은 물론, 국민의 분노마저 커지고 있다. 명확한 사고 설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며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할 상황에서 '미소 셀카'를 찍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처절한 반성과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웃으면서 셀카를 찍고 있다"며 "분노가 치민다"고 힐난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회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셀카를 찍나. 웃음이 나오나"라며 "셀카를 찍을 순 있지만 증인으로 나온 대표는 그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사장은 "하니가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화오션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이날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통해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긍정적으로, 때론 부정적으로도 쓰이는 말이지만 '어떤 자리에 있게 되면 그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핵심 포인트는 그만큼의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정말 책임감을 갖고 그 자리에, 국감장에 있으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