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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숲'으로 새출발…BJ 대신 '스트리머'

18년 만에 리브랜딩…후원 화폐 '별풍선' 명칭은 그대로

이인영 기자 기자  2024.10.15 14: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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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1위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정식 출시 18년 만에 플랫폼 명칭을 'SOOP(숲)'으로 바꿨다. 사명 변경 이후 7개월 만으로, '성 상품화 방송'이라는 오명을 벗고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주식회사 SOOP(067160)은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정오부터 아프리카TV에서 새롭게 개편한 플랫폼 SOOP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OOP 명칭에는 모든 구성 요소를 아우르는 '숲'처럼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로고에는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넓은 세계와 연결돼 소통한다는 뜻을 담았다.

앞서 주식회사 SOOP은 지난해 말 플랫폼 리브랜딩 계획을 밝히고 올해 3월 회사명을 아프리카TV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지난 4월에는 코스닥 시장 종목명도 SOOP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올해 5월 아프리카TV와 별개로 해외 시장을 노린 글로벌 플랫폼 'SOOP'도 론칭했다. 

SOOP은 당초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서비스 변경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지난 6월 연예기획사 '숲엔터테인먼트'가 법원에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제동이 걸린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이 이달 4일 숲엔터테인먼트 측이 낸 가처분 사건을 기각하면서 플랫폼 명칭도 SOOP으로 바뀌게 됐다. 두 상호가 유사하지만, 연예인 매니저업과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운영업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같이 서비스명이 바뀌면서 아프리카TV에서 쓰이던 고유명사도 일부 개편된다.

기존 아프리카TV에서 인터넷 방송인을 부르던 명칭인 'BJ'는 '스트리머'로, 방송 공간인 '방송국'은 '채널'로 바뀐다. 아프리카TV 전용 간편계좌 서비스 '아프리카페이'도 'SOOP페이'로 변경된다.

다만 유료 후원 화폐인 '별풍선'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찬용 SOOP 대표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TV BJ대상에서 '별풍선' 명칭 변경을 검토하겠다면서 "BJ들이나 시청자들의 의견을 듣고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플랫폼의 이용자경험(UX)과 인터페이스(UI)도 여러 플랫폼 서비스에서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 기존 환경보다 직관적으로 변경했다.

아프리카TV는 지난 2006년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TV(Anybody can Freely Broadcast TV)', '내가 주인이 되는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음악·게임·스포츠 등 콘텐츠를 함께 즐기는 문화를 선보이며 유튜브 대중화 이전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방송인의 부도덕적 행위, 마약·도박 등 범법 행위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행위로 폭넓은 이용자층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최근에는 방송 화면 한쪽에 별풍선 후원 순위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엑셀 방송'이 성 상품화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홍역을 치렀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지난해 BJ 별풍선 수익 상위 10명 가운데 9명이 엑셀 방송 운영자로 확인되면서 SOOP이 매출 증대를 위해 방송 규제에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 

SOOP은 이번 개편을 통해 'TV'라는 단어가 내포한 기존 방송의 개념에서 벗어나 소통을 중심으로 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정체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찬용 SOOP 대표는 "이번 개편은 사용자 중심의 열린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도약"이라며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SOOP이라는 플랫폼에서 더욱 다양하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