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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금융사고 회수율 9.1% "당국, 근본대책 세워야"

지난 2017년부터 사고금액 2781억 중 회수는 251억원 뿐

박대연 기자 기자  2024.10.14 14: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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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은행권에서 횡령, 배임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회수율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유용·배임 사고는 190건, 금액은 2781억468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금융사고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횡령·유용 사고가 155건으로 1688억3690만원, 배임 사고가 35건으로 1093억99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회수된 금액은 전체 사고금액의 9.1%인 251억8470만원에 불과하다.

금융사고의 규모와 회수율은 은행마다 차이가 컸다. 특히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가운데 우리은행의 사고금액이 927억2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국민은행(655억8470만원), 농협은행(366억5040만원) 순이다. 

이들 3개 은행은 사고금액이 컸던 만큼 이후 돌려받지 못한 금액도 많았다. 은행별 회수율은 국민은행이 0.7%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고, 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3%, 3.1% 수준에 그쳤다. 

반면 사고금액이 13억8160만원으로 가장 적은 신한은행의 회수율은 95.8%, 사고금액이 89억6500만원인 하나은행의 회수율은 63.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난해 직원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과 대출상환금을 빼돌렸던 BNK경남은행은 601억5830만원의 사고금액에 회수율은 0.1%인 7250만원에 불과했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136억9880만원 중 58.7%인 80억4310만원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도 금융사고 회수율은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다. 산업은행은 최근 8년간 2건의 금융사고(모두 4020만원)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수출입은행 역시 2건의 금융사고(모두 1억2800만원)가 발생했는데, 회수율은 6.3%에 그쳤다. 기업은행은 회수율이 49.0%로 비교적 높았지만 금융사고 규모가 34억3670만원으로 큰 편이었다.

김 의원은 "막대한 규모의 금융사고금액 대비 낮은 회수율은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비용으로 전가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은행 차원의 고소, 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도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사고금액 회수를 독려·관리해야 하고, 회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