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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철회에 오탈자까지…" 신한투자증권, IPO 시장 '먹구름'

투자자들 "전문성 의문" …김상태 사장 DCM·ECM 톱 3진입 제동

박진우 기자 기자  2024.10.14 12: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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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한투자증권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청약 당일 기습 철회했다. 오기재와 철회신고서 지연이 잇따르자 투자자들은 신한의 기업공개(IPO) 전문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주식발행시장(ECM) 톱 3 진입을 노리는 신한투자증권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신한제14호스팩에 대한 철회신고서를 공시했다. 신한제14호스팩은 신고서에서 회사는 최근 공모 시장의 제반 여건 및 투자자 보호 사항 등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회신고서가 제출된 10일은 신한제14호스팩의 청약일이었다. 당초 10, 11일 양일 간 일반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역시 마무리 됐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장이 열린 지 한참 지난 오전 11시19분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IPO·스팩 기업은 늦어도 일반 공모청약에 돌입하기 1영업일 전 수요 예측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청약 당일 철회신고서를 제출, 투자자들에게 큰 혼란을 줬다.

이에 투자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뒤늦은 공지를 한 신한투자증권을 비판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청약 당일에 철회 신고서를 내다니 당황스럽다"면서 "수요 예측 요일도 바꾸고, 오타도 계속 낸다"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은 일정변경·오기재로 정정신고서를 총 3번 제출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8월21일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수요예측 일정을 이달 1, 2일로 공지했다. 하지만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자 같은 달 28일 정정신고서를 제출, 수요예측 일정을 9월26, 27일로 변경했다. 

게다가 단순 오기재로 두 번의 정정 신고서를 추가 제출하기도 했다. 첫 번째 정정신고서 제출 다음 날 기존 화, 수요일로 표시했던 수요예측 요일을 목, 금요일로 바꿨다. 또 지난달 24일에도 요일을 수정했다.

여기에 신한투자증권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 발행인은 증권신고를 철회하고자 하는 경우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철회신고서를 청약일 '전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철회신고서를 장 개장 후 공시했다. 다만 해당 법 조항에 대한 제재 조항은 없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오기재와 철회신고서 제출 지연 등 단순한 실수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은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취임 2년차를 맡는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초 채권발행시장(DCM)·ECM의 톱3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DCM실적은 안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지만 ECM의 경우 주축인 IPO 시장에서 실적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순위가 밀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IPO 주관금액은 1539억원, 점유율 5.41%를 기록, IPO주관 테이블 8위로 내려 앉았다. 지난 상반기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 공동주관 등에 참여해 ECM 시장에서 4위에 오른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일단 상장을 시켜놓고 합병할 기업을 찾고 검토하는 구조"라며 "현재 투자자들도 스팩에 대한 관심이 많은 상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기를 조율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당일 날 철회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환경에 따라 상장 일정을 변경했고 상장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며 "IPO시장이 과열되는 와중이기에 고객들에게 더 나은 시장 환경에서 청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 중이고 수일 내로 다시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