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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물가낮아져 금리 인하…금통위원 향후 3개월 동결 제시"

늦장 인하 지적엔 반박 "금리 인하 안 해도 가계대출 10조원"

박대연 기자 기자  2024.10.11 15: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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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향후 인하 속도를 결정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립 금리 상한보다 실제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내수 회복세 둔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물가상승률 안정세 등이 거론됐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2.4%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물가안정 목표인 2%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금통위는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경기는 내수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경제는 원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향후 금리 인하의 속도에 대해서는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하며,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은 3.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은 '매파적 인하'로 평가된다. 다수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이날 회의에서 인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처럼 0.5%p씩 기준금리를 내릴 상황이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0.5%p씩 낮출 상황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이상 올랐고 금리를 5%포인트 이상 높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한은의 피벗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져 가계대출이 늘어났다는 주장에 대해 분노를 토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에는 주택 관련 심리를 추가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와 얘기해서 거시 안전성 정책을 강화한 다음에 금리를 인하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한은이 실기하지 않았냐는 분들이 있는데 8월에 금리 인하를 안 했는데도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었던 걸 예상했는지 그분들에게 물어봐 달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이 총재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해서는 "감개무량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표명했다. 

이어 "외환시장 구조 변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원화 시장을 개방한 덕분"이라며 "한은도 여기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측면의 WGBI 편입 효과에 대해서는 "시차를 갖고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변동환율제를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