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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원 늑장' 김익래 회장, 국감 출석 불발...엄주성 대표 대타

사실상 지주회사 '이머니' 가상자산 투자도 논란…키움증권, 초대형 IB 입성 비상

박진우 기자 기자  2024.10.11 13: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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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SG증권발 하한가'로 국내증시를 뒤흔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출석이 최종 불발됐다. 엄주성 키움증권(039490) 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김 전 회장은 재단 설립을 통해 거액의 사회환원을 약속했지만 '감감무소식'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밸류업에 앞장서고 있는 키움증권의 지주회사 이머니가 가상자산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사실까지 알려져 주목된다.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오는 17일 예정된 김 전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 신청을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김 전 회장은 증권가 인사 중 유일하게 이번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었다.

당초 정무위는 김 전 회장을 국감에 소환한 이유로 'SG증권발 주가조작 관련 후속 대책 미흡'을 거론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미리 전달받아 대량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틀 전 다우데이타(032190) 주식 약 605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로 대량 매도했기 때문이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전 투자자문사 대표도 김 전 회장을 주범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회장은 지난해 5월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다우데이타 주식과 관련해선 "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라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전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서 고개까지 숙이며 사회환원을 위한 공익재단 설립을 약속했지만 1년5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 측은 재단설립에 쉽지 않은 부문이 있다고 주장 중이다. 하지만 효성 가(家)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7월5일 부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석 달 만에 '달빛재단'을 출범하기도 한 사례도 있다.

더불어 지주회사 이머니가 가상자산에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90%가량의 손실을 본 사실도 도마 위에 오를지 관심이 모인다.

이머니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8회에 걸쳐 넷마블(251270)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발행한 코인 '팬시(FNCY)'에 약 15억원 가량 투자해 지난해 말 기준 13억9000만원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머니는 김 전 회장의 외아들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대 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김 대표는 이머니 지분을 33.13% 보유하고 있다.  

이머니는 다우데이타의 최대 주주다. 다우데이타의 기존 최대주주는 김 전 회장이었지만 2021년 10월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가 이머니로 변경됐다.

최종적으로 다우키움그룹은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023590)→키움증권→키움인베스트먼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다우데이터와 키움증권이 이머니의 핵심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상자산 투자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국내 상장사 중 최초로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그간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한 정부의 밸류업 기조를 적극 따르는 모습이다. 그런데 지주회사격으로 키움증권을 지배하는 이머니는 정작 가상자산 투자를 하며 그룹 내에서도 상이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머니가 가상자산 투자에 더욱 조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전 회장의 소환이 최종 불발됐지만, 국회가 그의 대응에 주목한 사실이 키움증권에 악재로 작용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키움증권이 '초대형 IB(투자은행)' 입성을 노리는 가운데, 초대형 IB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자발적 책무, 대주주 적격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이 매듭짓지 못한 사태 관련, 증권가에서 유일하게 국감장에 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머니가 금융회사와 특수관계인인 만큼 가상자산 투자에 신중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재단 설립 건은 진행 중인 단계로 안다"며 "다만 국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