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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계열사, ETF 투자 '조 단위' 몰아주기에…강훈식 "시장교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ETF 몰아주기 가장 심각" 국감 질타…김병환 "금감원 검사 결과 보겠다"

황이화 기자 기자  2024.10.10 15: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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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그룹의 계열사 상장지수펀드(ETF) 몰아주기' 실태가 22대 국회 첫 정기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 금융회사와 KB금융(105560)의 몰아주기가 두드러진 가운데, 계열사 ETF 몰아주기는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라며 금융당국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 계열사 간 ETF 거래 관련 "별다른 규제 없이 ETF 계열사는 몰아주기 하고 있다"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법 규정 중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내용을 보면,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관련 펀드 판매 한도를 25%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금융위가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이자, 자금력 있는 금융회사의 시장 교란을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펀드의 일종인 ETF 관련해서는 이같은 규제가 없는 실정. 이를 틈 타 시장 교란 행위가 난무하고 있다는 게 강 의원의 관점이다. 

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계열사 ETF 비중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였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총 ETF 보유액은 3조1832억원으로, 이 중 ETF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의 ETF 보유액이 전체 81.9%에 달하는 2조6059억원이었다. 즉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나온 2조6000억원대 자금이 삼성자산운용으로 간 셈이다.

강 의원은 "삼성 그룹 금융계열사의 ETF 몰아주기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데, 삼성생명(032830)은 1조가 넘는 금액을 100% 몰아주고 있다"며 "계열사가 몰아주기 한 금액은 삼성자산운용의 총 자산 대비 4.5%밖에 안 되지만 초반에 마중물이 돼 치고 나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강 의원은 KB금융의 계열사 ETF 몰아주기 현황도 꼬집었다. 강 의원이 KB금융그룹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KB금융의 계열사 두 곳이 ETF 투자금액 중 100%를 KB자산운용 ETF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계열사는 ETF 투자금액 중 93.7%, 또 다른 계열사는 92.4%를 KB자산운용 ETF에 투자했다.

다만 투자 규모로 보면 KB금융의 계열사 ETF 보유액은 1조원대로, 2조원대를 훌쩍 넘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나 2조원대 초반으로 형성된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계열사 ETF 보유액 대비로는 적었다. 

강 의원은 "KB금융지주 상황을 보니 (KB자산운용의) 순자산 총액의 10%를 계열사가 몰아준다"며 "(후발주자로서) 우리도 많이 팔린다, 들어 와라 등 따라가야 하니 이런 것으로 일반적인 투자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9월말 KB금융 계열사는 자사 ETF 투자비중이 94%까지 간다"며 "상식적으로 문제 있는 시장교란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3개월만에 ETF 시장에 10조원이 더 증가하는 등 10조원씩 이 장난들을 하는 시장"이라며 "금융시장을 공정하게 운영해야하는 금융위가 이 시장을 이렇게 두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날 세웠다.

현재 금융그룹의 계열사 ETF 몰아주기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진행 중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같은 질의에 "금감원 검사 결과를 보고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보겠다"며 "다만 펀드와 ETF는 가입자의 개입 가능성과 선택 가능성에 차이가 있어서 규제를 달리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