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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 3조원 넘었다

기준금리 인하 예고에 잇달아 발행…"자본관리방안 다양화 필요" 지적도

김정후 기자 기자  2024.10.08 17: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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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자본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지만, 장기적으로 대책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동양생명(082640)은 선제적 자본관리의 일환으로 전날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지난 2019년 후순위채 발행 이후 5년 만이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달 25일 1500억원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목표 금액을 초과하는 22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에 추가 공모를 통해 최대 3000억원까지 발행액을 늘려 발행을 완료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달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1년 이내에 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7000억원), 메리츠화재(6500억원), 한화손해보험(3500억원), KDB생명(2000억원), ABL생명(2230억원), 흥국화재(2000억원) 등도 최근 영구채(신종자본증권)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한화생명(088350)의 경우 지난 7월과 지난달 연달아 5000억원,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보험사들이 올해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만 3조원이 넘는 셈이다. 

이렇듯 보험사들의 채권 발행이 이어지는 이유는 미국 연방준의 '빅 컷'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IFRS17에서 보험사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비율은 기준금리가 내려갈수록 떨어진다. 현행법에서는 100% 이상의 K-ICS 비율을,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생보사 평균 K-ICS 비율은 200%, 손보사 평균 216.1%를 기록했는데 보험연구원은 앞서 기준금리가 1%p 하락할 시 각각 25%p, 30%p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영구채와 후순위채는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는 개념이지만, 보험사 회계상으론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에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가 있어 K-ICS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 방안으로 자본성증권 발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정적인 자금조달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는 현재 자본성증권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장 전략적인 선택이다"며 "시장금리 하락 등 발행 환경이 나쁘지 않아 보험사와 투자자 모두 우호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급한 불'을 끄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대책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정수진 연구원은 지난달 8일 보고서를 통해 K-ICS 도입으로 활용 가능한 자본관리 방안이 확대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 연구위원은 "금리가 내리면 보험사의 부채변동이 더 크게 발생해 만기별 현금흐름 매칭 등 더 정교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장금리 등 하락에 따른 자본관리를 위해 장기채권 매수뿐만 아니라 만기 30년 국채선물, 공동재보험 등 방안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