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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안전 백과사전' 볼보 EX90의 흠 하나 없는 똑똑함

'코어 컴퓨팅'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지속가능한 드라이빙과 생활 지원

로스앤젤레스 = 노병우 기자 기자  2024.10.08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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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늘날 안전의 상징이자 대명사로 자리 잡은 볼보자동차. 그런 볼보자동차가 최근 자동차를 그저 자동차로만 보지 않는다. 볼보자동차는 자동차를 바퀴 달린 컴퓨터로 보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볼보자동차가 2년 전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은 결과물을 선보였는데, 그 결과물은 볼보자동차의 방향성이 구현된 모델인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볼보 EX90'였다. 그리고 최근 EX90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대 약 110㎞다. 


볼보 EX90은 완벽한 7인승으로 설계된 다재다능하면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및 현대적인 비율, 코어 컴퓨팅(Core Computing), 연결성 및 전기화의 미래를 알리는 첨단기술 등 △안전성 △효율성 △미학이 결합된 최적화된 조합을 제시한다. 특히 고유한 핵심 컴퓨팅 및 소프트웨어 조합을 통해 치명적인 사고 제로(Zero)의 비전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라이다(LiDAR) 및 운전자 이해 시스템과 같은 지능형 안전기술이 도입됐다. 더불어 지속가능한 드라이빙과 생활을 지원하는 혁신과 스칸디나비아 전통에 따른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유선형 디자인+고요하고 절제된 자신감

모든 볼보자동차는 △형태 △기능 △기술적 혁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90는 이런 디자인 철학을 대변한다. 


기본적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간결한 EX90의 외관 디자인. 기본기에 충실한 만큼 EX90는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갖췄다. 여기에 북유럽 특유의 심플한 '스웨디시 럭셔리'는 "말해 뭐해"다. 볼보를 상징하며 토르의 망치(Thor Hammer)로 불리는 주간주행등은 굵은 픽셀 형식인데, 꽤 미래지향적이다. 특히 토르의 망치를 켜면 위아래로 열리며 등장하는데 멋지다.

볼보자동차 디자인 팀은 공기와 바람에 대한 저항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춰 EX90의 주행거리를 최적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디자인에 임했다. 매끈하고 둥그러진 전면이 플러시 글레이징(Flush glazing), 도어 핸들과 같은 요소들하고 결합돼 공기가 후면 쪽으로 방해 받지 않고 흐를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EX90는 0.29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고, 이는 대형 7인승 SUV로서는 매우 경쟁력 있는 수치다.

EX90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라이다 적용 방법도 눈에 띈다. 완전자율주행 도입을 위해 볼보자동차가 공들인 노력들 중 라이더는 중요한 안전요소인데, 전면 유리 위쪽에 위치한다. 굳이 왜 티가 나게(?) 디자인 했을까 싶긴 했지만, 볼보자동차는 그곳이 최선이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은 역시나 스칸디나비아 뿌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낮이 길고 밝은 스칸디나비아의 여름과 계절이 바뀌면서 어둡고 우울해지는 겨울에 영감을 받아 볼보자동차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하고 실내에 유리를 많이 사용해 최대한 많은 양의 빛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은 어두울 뿐 아니라 매우 춥다. 매섭게 추운 실외를 그려보면, 아늑한 벽난로를 상상하기 쉽다."

인테리어는 심플함과 웰빙, 천연자원이라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본질적인 특성을 뿌리에 두면서, 오늘날 럭셔리의 의미와 이를 반영한 소재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이를 위해 페트병(PET)과 같은 재활용 소재로 만든 직물과 스웨덴, 핀란드의 산림에서 얻은 바이오 소재로 만든 혁신 소재 노르디코(Nordico)가 사용됐다. 또 FSC 인증을 받은 우드패널과 북유럽 황야를 환기시키는 따뜻한 조명의 백라이트를 통해 스칸디나비아 거실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물복지 및 환경, 사회 이슈에 대한 엄격한 지속가능 기준에 따라 인증된 울 블렌드(Wool blend)를 시트마감 옵션으로 제공한다.

자원의 순환에 대한 브랜드 야망을 반영해 EX90는 한정된 1차 산업 자원의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재활용 페트병 외에도 50㎏에 달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및 바이오 기반의 소재가 사용됐다. 실내 카펫도 부분적으로 재생 폴리아미드를 채택했다.

14.5인치 센터 스크린은 구글의 지도,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하며, 애플 카플레이와도 호환 된다. 표준으로 제공되는 5G 통신으로 통해 앱 설치나 정보탐색을 할 수 있다. 방향, 현재 속도 그리고 거리 정보 등 주행에 초점을 맞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스티어링 휠 바로 뒤에 있는 센터 스크린보다는 작은 두 번째 스크린을 확인하면 된다. 


더불어 볼보 브랜드 최초로 몰입형 사운드를 위해 헤드 레스트에 통합된 스피커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를 탑재한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즐길 수 있다. 

◆차가 스스로 운전자와 주변 환경을 이해

'전기로 탄생하고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볼보 EX90.'

볼보자동차가 역사상 가장 높은 표준 안전 기술을 제시하는 EX90는 내외부에 탑재된 첨단 감지 기술로 차가 운전자와 주변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안전 보호막을 갖췄다.

차량에 탑재된 고성능 코어 컴퓨터와 이와 연결되는 △8개의 카메라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 등의 최첨단 센서 세트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가 실시간 360도로 차를 모니터링해 탑승자를 보호한다.


탑재된 라이더는 낮밤 상관없이 고속주행에서도 전방 250m 보행자와 반경 120m에 있는 작은 물체까지 감지할 수 있고, 차선변경을 지원하는 조향 지원 기술을 새롭게 추가해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의 신뢰성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실내에는 특허 받은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는 특수 센서와 카메라로 운전자의 시선 집중도를 측정하는 기술이 탑재됐다. 운전자 상태를 차가 이해하는 기술로 주의 산만이나 졸음운전과 같은 상황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단계별로 주의를 주거나 강력하게 경고를 하고, 이후에도 반응하지 않을 경우 도로 옆에 정차를 한 뒤 비상등을 활성화시켜 도움을 요청하고 다른 운전자에게도 주의를 준다. 

◆1회 충전 주행거리 600㎞에 양방향 충전까지 지원

EX90 파워트레인은 LG에너지솔루션의 111㎾h 배터리와 2개의 영구 자석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로 △최고출력 380㎾(517마력) △최대토크 910Nm를 발휘한다. 퍼포먼스 모델답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면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에코 모드는 연비를 위한 주행 모드이기 때문에 굼뜨기 마련인데, EX90는 에코 모드임에도 웬만한 초반 가속이 인상적일 정도로 내연기관 모델의 성능을 뽐냈다. 에코 모드의 주행감은 당연히 편안함과 안정감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운전의 재미도 갖춰진 모습이다.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에서의 덩치 값을 제대로 한다. 2톤이 훌쩍 넘는 거구임에도 EX90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소리 없이 쭉쭉 달려 나간다. 순간 몸이 뒤로 젖혀지고, 뒤통수가 시트에 부딪혔다가 튕겨져 나오기도 했고, 시속은 100㎞에 금방 다가갔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세팅됐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무거워지면서 안정감을 준다. 또 두터운 토크감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을 적절히 활용해 가볍고 빠르고 강하게 움직였다. 저속에서 중속은 물론 고속 영역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매우 매끄러울 정도로 아주 쾌감이 있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나며 발생하는 충격은 차체가 남김없이 흡수했고,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음에도 무게중심이 흔들리거나 불안한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회생제동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EX90는 앞서 언급한 △8개의 카메라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 등을 바탕으로 앞차와의 관계를 스스로 계산하고 능동적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뿐만 아니라 파일럿 어시스트도 명불허전이다. 파일럿 어시스트를 활성화하면 EX90는 앞에 차가 있으나 없으나 스스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직선 △곡선 △고속 등 어느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이 달려가고, 양쪽 차선 사이 중앙에서 달릴 수 있도록 유지해준다.

EX90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최대 600㎞(WLTP 기준)에 달한다. 더불어 30분 이내에 10~80%까지 충전이 가능한데, 이는 약 4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또 EX90는 브랜드 최초로 '양방향 충전(bi-directional charging)'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를 갖춘 자동차다. 이는 자동차 배터리를 추가 에너지 공급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볼보 카스(Volvo Cars) 앱에서 제공되는 스마트 충전 기능을 통해 가격이 높은 피크 타임을 피해 충전을 한 뒤, 남은 전력을 집이나 기타 전기 장치 또는 다른 볼보의 전기차 전원을 공급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