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스타트업 법률가이드] AI 기술 발전과 공공의 역할: 전문가의 필요성

김민혜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기자  2024.10.08 09:45:1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투자 규모만 해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접근성도 향상됐다. 이제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프로그래밍이나 컴퓨터 지식이 부족해도 AI를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한 편리함의 이면에서 AI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된 딥페이크 성범죄가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가해자 중 청소년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AI 기술을 잘 몰라도 SNS에 공개된 사진만으로 불법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딥페이크뿐만 아니라 자동 해킹, 음성 합성을 통한 보이스피싱, 개인정보 탈취, 자율주행차 해킹 등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범죄 유형은 다양하다. 그에 따라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과거에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이를 악용하는 자들이 있었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가짜 온라인 쇼핑몰이나 결제 페이지를 통해 소비자의 결제 정보를 탈취하는 피싱 범죄가 등장한 것이 한 예이다.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 다중 인증, 안전 결제 시스템, 피싱 사이트 탐지 기술 등이 발전했고, 관련 법률도 정비됐다.

AI 역시 마찬가지이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반포할 목적이 없더라도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합성한 자를 처벌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 그 예다. AI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지금보다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ResNet-50이 등장한 이후 AI가 이미지 처리에서 인간을 능가한 지도 10년 가까이 되어 간다.

가까운 미래에는 영상이나 음성이 진짜인지 AI가 만들어낸 것인지 사람이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법정에 제출된 증거물조차 가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AI로 인한 위협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일도 AI가 맡게 될 것이다. 이는 악성코드에 대응하는 백신 프로그램처럼 AI를 상대하는 새로운 AI 방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민간에서도 AI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공공 분야에서도 AI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범죄 수사를 위한 전담 조직이 있는 것처럼, AI 관련 범죄와 기술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 차원의 조직과 대응책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구축, 인프라 투자, 인력 양성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는 우리나라 내에서의 기업 활동과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투자이다.

무엇보다도 충분한 학력과 경력을 갖춘 AI 전문가들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기업과 경쟁력 있는 처우와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런 필요성을 인식해 작년 행정전산망 장애 사건 이후 연봉 상한 없는 IT 분야 공무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AI 분야에서도 이러한 정책이 확대해야 한다. 단순히 공공 기관 내 AI 기술 활용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AI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원할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결국, 공공 영역에서 AI 전문가 확보와 조직 구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이는 AI 시대를 맞이하는 공공의 책무이자, 우리의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대비책이다.

김민혜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