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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사유화…대항공개매수 되겠나"

강성두 영풍 사장, 최 회장 작심 비판…"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계획 없어"

박진우 기자 기자  2024.09.27 17: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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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강성두 영풍(000670) 사장이 27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의 공개매수 추진 배경에 대해 고려아연(010130)을 살리고 영풍이 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윤범 고려아연의 회장의 대항 공개매수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강 사장은 "영풍이 1대 주주의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오죽했으면'"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과 틀어지게 된 결정적 이유로 고려아연의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를 꼽았다.

황산취급대행계약은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생산된 황산을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강 사장은 "황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지난 20년 이상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잘 유지돼 온 이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결국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겠다는 의도"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강 사장은 최 회장에 대해서는 2019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전체 주주들의 이익보다 고려아연을 사유화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대표는 2022년, 2023년 두 해 동안에 한화 등 국내외 기업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무려 16%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강 사장은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친 사례로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을 언급했다.

강 사장은 "이러는 사이 건실했던 고려아연 부채는 35배 증가했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6.8% 낮아지는 등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자식이 망가지는 걸 그냥 두고만 보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며 "영풍이 이를 알고도 묵인한다면 그야말로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며 "영풍은 MBK와 함께 지배권 강화를 통한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인수 후 해외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광일 MBK 부회장과 약속한 게 중국에는 팔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인력 구조조정도 절대 하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이날 강 사장은 공개매수를 추가 인상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내났다. 그는 "현재로서는 추가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영풍·MBK는 공개 매수 가격을 1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했다.

오히려 강 사장은 공개매수 이후 중장기적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는 "고려아연은 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회사"라며 "오버밸류 돼서 75만원에 사지만 앞으로 우리가 매각할 때는 주가가 100만~120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회장 측이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에 강 사장은 "방어해야 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입장에서는 대항 공개 매수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희는 경영권을 갖는 주식을 파는 것이지만 고려아연은 경영권을 줄 수 없다. 고려아연의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서 더 비싼 가격에 사줄 사람이 과연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영풍 기자회견 후 비난을 덧붙였다.

고려아연 측은 "MBK와 손잡은 영풍은 지난 2022년 환경부와 약속한 환경오염 개선 조건조차 지키지 못할 거라는 점을 오늘 기자회견에서 공식화하며 경영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배당금을 2만 5000원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이를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며 "결국 MBK파트너스의 발언은 사실 투자자들을 호도해 이번 공개매수에 끌어들이려고 한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전일대비 0.28%(2000원) 내린 71만1000원, 영풍은 1.07%(4000원) 밀린 36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