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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살린 CEO 3인방, 스타트업 창업 성공 신화

법률 AI, 장애인 아이돌, 간호사 맞춤형 제품으로 시장 혁신 주도

김우람 기자 기자  2024.09.27 17: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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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자신의 경험을 살려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한 CEO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각 분야에서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법률 전문가, 연예 기획자, 간호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진 이들은 각자의 산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20년 법률 전문가가 만든 법률 AI 솔루션

박선춘 씨지인사이드 대표는 제14회 입법고시 합격 후 국회 사무처에서 △법률 △정책 △규제 변화 등을 수십여년 다뤄온 입법 전문가다. 2015년에는 주미한국대사관 공사 참사관으로 부임하면서 미국 의회 행정부와 입법과 정책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현지 스타트업의 규제 정책 모니터링 플랫폼을 업무에 활용했다. 박 대표는 이 플랫폼을 우리나라에 적용하고 싶었다.

3년의 미국 파견 근무를 마치고 2018년 7월 국회에 복귀한 박선춘 대표는 '한국형 법률안 통과 가능성 예측 AI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했다. 국회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하며 창업을 착실히 준비하면서, 지난 2021년 12월 정년을 7년 앞두고 씨지인사이드를 설립했다.

그는 창업 후 10억건의 법률, 규제, 정책 등 데이터를 수집했다. 지난해 6월에는 Intelligence(지식‧지능)와 Hopper(큰 깔때기)를 합쳐 '똑똑한 지식의 깔때기'라는 의미를 가진 '아이호퍼' 서비스를 출시한다.

또 오픈AI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 혁명이 일어나면서, 씨지인사이드는 한글과컴퓨터의 공동창업자이자 엔씨소프트의 CTO 경험을 가진 우원식씨를 AI 기술총괄로 선임하며 AI 전문성을 갖췄다.

그 결과 씨지인사이드는 아이호퍼(iHOPPER)에 생성형 AI를 연결한 아이호퍼-xAI를 지난 7월에 출시했다.

박선춘 대표는 "자사의 솔루션들의 고도화와 마케팅에 주력하고 건설 특화 모델과 재정 분석 AI 등을 개발하기 위해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아이호퍼를 과거 조선 세종 안정된 국정 운영을 위해 편찬한 경국대전의 현대 버전으로 만들 것"

이어 "아이호퍼를 통해 법률·규제의 접근성과 비용을 낮추는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당부했다.

전‧현직 패럴림픽 선수 에이전트에서 '청각장애인 아이돌' 론칭

연예계 시장에서 장애를 가진 연예인이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차해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K-POP 아이돌 '빅오션'을 데뷔시킨 장본인이다.

차 대표는 창업 이전에는 YTN에서 활동하고, 최근까지 SBS 골때리는 그녀들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그가 장애인 연예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8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차 대표는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서울패럴림픽 30주년 기념행사 사회를 맡았다. 이를 계기로 만난 선수들들이 광고·방송 제의를 받아도 실제로 성사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에게 에이전시가 있으면 원활하게 성사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20년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그러나 에이전시 활동료 외의 수익 구조를 내기 어려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예인들의 활동도 감소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혹한기가 찾아왔다. 차 대표는 장애인 연예인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아이돌 론칭'을 결정한다.

그러나 낮은 제작 비용 확보와 최소 수억을 기준으로 바이럴 마케팅 물량을 확보해야 했지만 그럴 예산이 없었다. 차 대표는 아나운서 시절 많은 기사를 읽었던 경험을 살려 전통 미디어의 힘을 빌리기로 하고, 아이돌로서 기사화될 수 있는 ESG와 장애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차 대표는 빅오션만의 독특한 제작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탄생한 아이돌이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돌 '빅오션'이다. 데뷔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 기구들도 공식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이들을 주목했다.

빅오션은 노력 끝에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선정한 '이달의 K-팝 루키' 선정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차해리 대표는 "빅오션이 다른 아이돌들이 누리는 전형적인 성공을 우선 경험했으면 좋겠다"며 "성공을 거뒀을때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르륵 녹아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는 산전수전 다 겪은 자아에서 오는 강렬한 에너지와 독특한 힘이 있는 만큼, 대중에게 참신하게 다가가 위로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 간호사가 만든 전용 브랜드 '널핏'

오성훈 널핏 대표는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이다. 그는 간호사를 위한 △신발 △압박스타킹 △손목 보호대 △양말 △무향 핸드크림 등을 출시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 대표는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잦은 이직과 부족한 교육 시스템에 주목했다. 그는 간호사들이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간호 업무 표준화와 신규 간호사 이직률 감소를 위해 '널스노트'를 개발했다.

널스노트는 간호 업계에서도 잠깐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을 발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타트업이 겪는 수익 구조 때문이었다.

오 대표는 회사가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간호사를 간호하는 브랜드, 널핏을 출범시켰다. 특히 널핏이 출시한 압박스타킹은 출시 이틀만에 3천개가 완판됐다.

압박 스타킹을 비롯한 보호대, 핸드크림의 성공으로 가능성을 본 오 대표는 간호사 전용 신발 '널싱화'를 론칭했다. 지난해 10월 처음 출시된 널싱화는 출시하자마자 10시간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지난달 8월에는 미국 아마존 출시를 시작으로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선정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에서 9천여개의 팀 중 TOP 7안에 들며 글로벌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오성훈 대표는 "지난해 12월 미국을 처음 방문하면서 해외 진출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간호사의 발걸음을 도와 간호받는 모든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게 자사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취약계층, 의료 취약 국가 등에 보건‧의료 체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