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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금리인하 가능성, 보험사 '발등에 불'

금리 인하시 건전성 하락…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로 자본 확충 나서

김정후 기자 기자  2024.09.27 11: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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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 단행으로 보험사들의 자본 건정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에 보험사들은 앞다퉈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충을 통해 대비에 나서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생명·손해보험을 가리지 않고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082640)은 지난 25일 1500억원 규모 신용등급 AA-급 후순위채(5년 조기상환권)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2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제시된 발행 금리 희망 범위는 연 4.3~4.7%였는데 연 4.64%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발행 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다. 동양생명은 추가 청약, 발행 주관사단 물량 인수 등을 통해 최대 3000억 원까지 발행액을 늘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은 2019년 1월 이후 약 5년 반 만이다. 동양생명뿐만 아니라 ABL생명(2230억원), 한화생명(6000억), 흥국화재(2000억원) 등도 최근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교보생명(7000억원), 메리츠화재(6500억원), 한화손해보험(3500억원), KDB생명(2000억원) 등도 후순위채를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을 도모한 바 있다.

이들 보험사가 앞다퉈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이유는 미국 연준이 지난 18일 0.50%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에 있어 금리 인하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아래에서 보험사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비율은 기준금리가 내려갈수록 떨어진다.

K-ICS 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으로 산출되는데, 보험부채가 증가할 경우 가용자본이 줄어 비율도 함께 하락하게 된다.

문제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 국고채 등 금리가 하락할 경우 보험부채 할인율도 함께 떨어진다는 점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규모가 커지고 반대로 할인율이 높아지면 평가규모가 감소하는 구조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p 하락할 시 K-ICS비율은 생보사 25%p, 손보사 30%p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업법에서 요구하는 K-ICS 최소 수치는 100%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1분기 금융당국의 경과조치 전후로 권고치에 못 미치는 보험사는 MG손보(52.1), KDB생명(129.2), 하나손보(129.3)다. 보험연구원의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이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권고치를 아슬아슬하게 넘어선 하나생명(154.7), ABL생명(160.6), 현대해상(166.9),  한화생명(173.1), 동양생명(174.7) 등도 우려가 따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전날 열린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금리변동이 건전성 및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에 대비해 건전한 수익증대와 선제적 부채관리 등 리스크 관리를 보험사 스스로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