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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밸류업지수' 혹평 이틀만에 '종목 조정' 카드…ETF 일정도 문제

긴급 브리핑서 "연말 리밸런싱 검토"…업계 "스스로 오류 인정…ETF 출시 한달만에 구성 변경하면 시장 혼란"

황이화 기자 기자  2024.09.26 19: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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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자 연말에 또 지수 구성 종목을 손질하겠다는 구상을 그렸다. 이 경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후 한달만에 지수의 포트폴리오가 달라질 수 있는데, 업계도 전문가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6일 거래소는 거래소 기자실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관련 주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설명'을 주제로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브리핑에는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해 지난 24일 공개한 밸류업 지수 관련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밸류업 지수 발표 후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학계, 투자자까지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스위스 투자은행(IB)인 UBS는 "100개의 편입 종목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빠지고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엔씨소프트, SM엔터, 두산밥캣이 편입될 수 있냐"고 했다.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일자, 거래소는 이날 연말에 한번 더 리밸런싱(투자 종목 재조정)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당초 거래소는 리밸런싱 기간을 1년으로 잡고,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종목을 변경하겠다고 했었다. 

양 본부장은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금년 내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틀 전만 해도 없던 리밸런싱 계획이 새로이 추가될 수 있다는 것.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래소가 잘못을 자인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관련 지수선물 및 ETF 상장 예정일을 11월로 잡고 있는데, 상품 출시 후 리밸런싱이 된다면 시장 혼란을 부른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정기 리밸런싱은 보통 분기마다 하는데, 상품이 11월에 나오고 한달 만에 리밸런싱 하는 것은 통상적으로도 짧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수 구성 종목을 보고 투자했는데, 한달 만에 변경이 된다면 ETF 등 지수 관련 상품 투자자는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ETF 상품 출시 현황을 보고 일반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문제"라고 바라봤다.

이준서 한국증권학회 회장(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은 "리밸런싱 기한을 앞당긴 것은 거래소가 지수 선정에 오류 있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수정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나, 11월에 ETF를 출시하고 한달만에 지수 리밸런싱을 하면 혼란을 줄 수 있어 리밸런싱 이후로 상품 출시 일정을 조절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우려에 양태영 거래소 본부장은 "공시 상황을 봐서 판단할 것"이라며 "액티브 ETF의 경우 지수 구성 종목이 50% 이상만 되면 되고, 시가총액 비중도 제약이 없이 70%까지만 트래킹하면 되는 등 운용의 편의성이 있어, 분기별로 리밸런싱해도 운용상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패시브 ETF도 지수 추종 시 90%다 편입하지 않는다"며 "20% 안에서 다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범위 내에서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거래소는 KB금융(105560)과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지수에 미편입된 사유에 대해 KB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요건 미달, 하나금융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미달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000660) 편출이 보류된 데 대해서는 지수의 연속성 및 안정성 유지 측면에서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 내 비중,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 의견 등을 종합 고려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