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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구석구석] 일본 최대 비와호 품은 '시가현'

장범석 칼럼니스트 기자  2024.09.25 14: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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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긴키 지방 시가현은 △북쪽 후쿠이현 △동쪽 기후현과 미에현 △남서쪽 교토부와의 경계를 이룬다. 현 중앙부에는 일본 최대 면적과 저수량을 자랑하는 '비와(琵琶)호'가 자리 잡고 있다. 440만년 전 형성됐다는 이 호수는 넓이가 669.26㎢다. 서울 면적 1.1배이며, 항구 수만 해도 20개나 되는 방대한 규모다. 시가현은 이런 비와호 배경으로 고대부터 중·근세까지 동해(일본해)와 긴키지역 수운 교역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다. 

한편으로는 육로 교통 요충이기도 했다. 태평양 연안을 연결하는 '도카이도(東海道)', 내륙을 관통해 북동쪽으로 향하는 '도산도(東山道)', 동해쪽 '호쿠리쿠도(北陸道)'가 합류하는 곳이 시가현이다. 

이런 지리적 특성에서 '오미를 지배하는 자, 천하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실제 전국시대를 거의 평정한 오다 노부나가 활동 거점이 이곳이었다. '오미(近江)'는 시가현 옛 지명으로 '교토에서 가까운 호수'라는 의미다. 

비와호는 평균 수심 41.2m 저수량 275억톤 규모로, 인접한 교토부 및 오사카부에 식수와 산업 용수를 공급한다. 고대부터 수많은 고전과 예술 작품 소재이자, 관광 자원으로 지역에 이바지하고 있다. 비와호는 이런 연유로 '긴키의 물독' 또는 '어머니 호수(Mother Lake)'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시가현은 13시 3군 6정 행정 단위가 있으며, 비와호 중심으로 호남·호동·호북·호서 4개 지역으로 나뉜다. '현청 소재지' 오쓰(大津)시가 있는 호남 지역에 현 인구 60%가 밀집됐다. 

시가현은 전통적으로 교토부 및 오사카부와의 문화적·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쓰역와 교토역은 재래선 열차로 10분 거리에 불과해 지역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시가현은 면적(4017㎢)으로는 전국 47 도도부현 가운데 38위, 인구(140만1000명)의 경우 26위에 해당한다. 주요 도시는 △오쓰시(34만4000명) △구사쓰시(14만8000명) △모리야마시(8만4000명) △고카시(8만6000명) △히가시오미시(11만명) △히코네시(11만2000명) △오미하치만시(8만명) 등이 꼽힌다. 

시가현 산하 지자체 다수가 한국과 교류하고 있는데, 그 현황은 다음과 같다. 

△오쓰시-경북 구미시 △모리야마시-충남 공주시 △고카시-경기도 이천시 △오미하치만시-경남 밀양시 △히가시오미시-경남 통영시

한편 시가현은 국제공항이 없어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교토역 루트를 이용해야 한다. 간사이공항은 인천이나 부산 등지에서 정기편이 수시 운항하며,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역까진 특급열차 기준 1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약 100㎞). 

◆관광지

#히코네성

에도막부 성립에 큰 공을 세운 '이이(井伊) 가문' 거성이다. '10대 당주' 나오마사는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입은 부상으로 1602년 사망하지만, 신하들이 유지를 받들어 1622년 성을 완성했다. 

히코네성은 천수각이 국보로 지정된 '전국 5개 명성' 중 하나로 '비와호 팔경'에 선정될 만큼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다. JR히코네역 도보 15분 거리다. 

#비와호 문화공원

오쓰시 호남 구릉지 43.2헥타르(약 13만평) 부지에 조성된 도시공원이다. 공원에서 △비와호 △히에이잔(일명 미야코 후지) △호남 알프스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공원 내에는 △현립 근대미술관 △도서관 △일본정원 △어린이광장 △조각품 전시로 등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섰다. 

#시가현 난고 수산센터

'물고기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주제로 건립한 물고기 테마파크다. 관내 곳곳에 조성된 연못에서 붕어와 잉어, 연어 등을 낚는다. 어린이 전용 낚시터와 맨손으로 잡는 코너도 있으며, 잡은 물고기는 숯불구이 코너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비와호 어업 관련 자료를 전시한 수산 자료관도 둘러볼 수 있다. JR이시야마역에서 버스 15분 거리에 있다. 

#미시간 크루즈

오쓰항에서 남쪽 비와호를 유람하며 식사를 즐기는 크루즈다. 점심은 도시락과 뷔페, 저녁은 코스요리가 나온다. 석양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저녁 스케줄이 인기 있다. 저녁 이전에는 식사 없이 승선 프로그램만 이용할 수 있다. 시간은 60분~90분. 

◆향토요리

#뎃치 양갱

양갱은 팥·완두 등과 같은 작은 콩 앙금에 물엿·한천 등을 섞어 졸인 일본 전통 화과자. 바다가 없는 시가현에서는 한천 대신 밀가루를 사용한다. 양갱은 시가현에서 과거 상인이나 기술자 점포에서 일을 배우는 소년, 즉 '뎃치(丁稚)'들이 원하는 만큼 사서 귀향했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했다. 

#도후 덴가쿠(두부구이)

물기를 제거한 두부를 꼬챙이에 꿰어 초벌구이 후 산초 순을 으깨 섞은 된장(기노메 미소)을 발라 구워낸 절 요리다. 계절에 따라 두부 대신 토란·곤약 같은 채소류, 또는 청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가현은 인구 대비 사원(절) 수가 많고, 신앙심이 깊은 지역이다. 

#준준(じゅんじゅん)

쇠고기, 닭고기와 민물고기를 스키야키 풍으로 요리한 냄비 요리. 특히 3대 와규로 꼽히는 '오미 쇠고기', 비와호 '이사자(어린 망둥이)', 그리고 토종 파를 사용하는 식자재 조합이 맛 비결이다. 준준은 음식이 냄비에서 끓을 때 나는 소리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비와호 송어회

바다와 격리된 비와호에서 서식하는 송어는 크기가 작고 어획량도 많지 않아 '비와호의 보석', 또는 '환상 어류'로 불린다. 이곳 송어는 15도 이하 저온과 심층수를 좋아해 비와호에서만 서식한다. 여름이 제철로, 기름기가 올라 맛이 가장 좋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